CNN 인터뷰서 “미국 정책 변함 없어” 언급 후
미국 국방장관이 대만 방어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이) 답을 명확하게 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직접적인 확인을 회피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2일(현지시간) 방영된 CNN의 시사프로그램 ‘파리드 자카리아 GPS’에 출연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은 방어할 것인지 질문받자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달 18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CBS ’60분’에 출연해 같은 질문을 받자 “전례 없는 공격이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대만 방어에 미군을 투입할 것이라고 대답해 화제가 됐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네 번째로 대만 방어 의지를 나타냈다.
이날 CNN은 미군의 대만 방어에 대해 재차 확인을 시도했다. 진행자는 오스틴 장관을 “국방정책의 집행자”라고 소개한 후 바이든 대통령의 대만 군사 개입 발언에 관해 “미군이 모든 수단을 이용하여 대만을 방어할 준비를 하고 있나”라고 물었다.
오스틴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 문제를 항상 일관되게 접근해왔다”며 “대통령은 또한 ‘하나의 중국’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점도 언급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은 미국이 현상 유지에 대한 일방적인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도 말했다”며 “우리는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동맹국과 파트너들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을 유지하는 것을 확실히 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대만관계법에 따라 우리는 대만에 자체적으로 방어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도울 의지가 있다”라고 밝혔다.
진행자는 이 대답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미군이 대만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인지를 명확히 확인하려 했다.
그는 “대만관계법은 미국이 대만을 도와 방어 능력을 키우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대만을 방어하는 것은 이와는 다른 이야기”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꽤나 분명하게 후자(대만 방어)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에 “미군은 항상 국익을 수호하고 임무에 따를 준비가 돼 있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어 “나는 대통령이 가상의 질문에 답하면서 대답을 분명히 했다고 생각한다”며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동맹국들이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절한 장소에서 적절한 역량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화민국(대만)과 미중공동방위조약을 체결해 군사동맹을 이루고 있었지만, 1979년 중화인민공화국(중공)과 수교하며 이를 폐지했다. 대신 미국은 그해 4월 대만관계법을 제정해 대만이 충분한 방어능력을 보유하도록 지원하는 것을 명문화했다.
하지만 중공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면서 미국의 대만 정책은 상당수가 분명한 것에서 분명하지 않은 것으로 변화됐다. 그중 하나가 전략적 모호성이다. 중국(중공)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군사 개입을 할 것인지 아닌지 명확한 입장을 취하지 않는 전략이다.
중공은 대만을 수복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해왔으나, 대만을 실질적으로 지배한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통일 주장은 그 정당성이 비판받고 있다. 대만은 차이잉원 정부 출범 이후 공산주의 체제인 중공과 거리를 두며 자립 노선을 추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