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재건 앞둔 우크라이나, 한국이 롤 모델 ‘한강의 기적’ 교과서에 수록하기로

최창근
2022년 09월 20일 오후 4:26 업데이트: 2022년 09월 20일 오후 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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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침략 전쟁으로 국토와 경제가 초토화된 우크라이나가 6·25 전쟁 후 폐허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룬 한국의 경제 발전사를 교과서에 수록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서 추후 국가 재건을 도모해야 할 우크라이나가 비슷한 경험을 지니고 개발도상국-중진국을 거쳐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한국을 지향점으로 꼽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쟁으로 국토와 경제가 무너진 우크라이나는 도시를 재건하고 산업과 사회 기반 시설을 복구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9월 20일, 주(駐)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교육과학부는 한국의 경제 발전상을 세계지리 10학년(한국 고등학교 2학년 해당)과 세계역사 11학년(한국 고등학교 3학년 해당) 교육 과정에 포함하도록 가이드 라인을 변경하고 이를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교육 과정 가이드 라인 개정으로 한국 관련 내용이 역사 교과에 처음 소개되게 됐다.

변경된 세계지리 10학년 가이드 라인은 서울을 홍콩, 싱가포르, 도쿄, 두바이, 상하이와 함께 ‘아시아 최대 금융 중심지’로, 부산을 아시아 최대 항구 중 하나로 지도에 표시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더하여 경제지리, 국제정치, 무역 등에 관해 한국을 일본, 중국, 인도와 동일한 비중으로 서술한다는 방침이다.

학생 평가 영역으로는 세계와 아시아 지역에서의 한국 위상, 수출 지향적 경제 모델, 반도체 등 특화 산업, 한국-우크라이나 외교 관계 등을 다룬다. 이 밖에 추가 탐구학습 연구주제로 한국 경제발전에 있어서 디지털 기술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특히 세계역사 11학년 가이드라인은 한국의 발전상, 민주화 경험과 더불어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경제 발전 관련 내용을 추가하도록 했다.

우크라이나 교육과학부 관계자는 “한국이 어떻게 6·25전쟁의 어려움을 딛고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었는지, 경제발전의 원동력은 무엇이며, 우크라이나 경제 재건을 위해 어떤 시사점을 얻을 수 있는지 배우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가이드라인 변경은 우크라이나 국민 사이에서 일고 있는 한국을 배우려는 움직임과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은 설명했다.

한국 정부의 노력도 있었다. 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은 2021년 10월, ‘우크라이나 교과서 내 한국의 발전상 반영을 위한 협력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하고 우크라이나 교과서에 한국 발전상을 기술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한국은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독립국가연합 국가와 수교 시 우크라이나를 외교적으로 승인하였으며, 1992년 공식 외교 관계를 수립하여 올해 수교 30주년을 맞이했다.

우크라이나는 향후 국가 재건의 지향점으로 유럽 각국과 더불어 한국을 꼽고 있다. 지난 7월 우크라이나 정부가 발표한 재건 계획 중 기업친화적 제도 개선 관련 내용에도 한국이 주요 사례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