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FBI가 플로리다 자택 포위 급습”…공화당 의원들 항의

개리 바이
2022년 08월 09일 오후 12:18 업데이트: 2022년 08월 09일 오후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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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계기관 협조에도 FBI 압수수색”
FBI, 공식 발표 없어…논평 요청에도 침묵
공화당 의원들 “법무부 무기화…정치 검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자신의 플로리다 자택이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에 의해 “포위당했다”며 압수수색 상황을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성명에서 “관련 정부기관에 협조했는데도, 이렇게 내 집을 예고 없이 급습하는 것은 필요하지도 적절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는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나의 아름다운 집인 마러라고가 현재 대규모 FBI 요원들에 의해 포위, 급습, 점령당했기 때문에 지금은 우리 나라의 암흑기”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압수수색의 구체적인 이유와 상황에 대해서는 전하지 않았다.

이번 FBI의 압수수색 의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출마에 관해 “머지않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말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6일 미 텍사스 댈러스에서 막 내린 2022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연단에 오르기 전 차기 대선 출마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공식 발표까지) 길지 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퇴임 이후 미국이 에너지 자립과 국제적 위상을 잃었다며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을 촉발한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등을 언급했다.

<사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러라고 리조트 앞을 한 대의 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2022.2.11 | Joe Raedle/Getty Images

트럼프 전 대통령은 CPAC 마지막 날 연설에서 자신을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이 박해받은 사람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압수수색을 “검찰의 부정행위, 사법제도의 무기화, 특히 최근 여론조사를 근거로 (나의) 2024년 대선 출마를 막으려는 급진좌파 민주당 당원들의 공격”으로 규정했다.

이어 “지금까지 이런 일이 미국 대통령에게 일어난 적이 없었다”며 “민주당은 오는 중간선거에서도 공화당과 보수당을 저지하기 위해 이처럼 어떠한 일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정치인들은 FBI의 트럼프 자택 압수수색을 비난하고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당시 트럼프 측 변호인단에 있었던 공화당 마이크 존슨 의원은 지난달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법무부와 검찰을 “완전히 무기화했다”고 밝혔다.

존슨 의원은 “미국의 사법제도는 폭정에 대한 방어벽이지만,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정치적 목적에 따라 무기화됐다”고 우려했다.

미 사우스다코타주의 크리스티 노엠 주지사는 8일 성명을 통해 “FBI가 트럼프 대통령의 자택을 급습한 것은 법무부를 정치적 무기화한 전례 없는 사건”이라고 규탄했다.

노엠 주지사는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일 때, 대통령일 때 그리고 전직 대통령이 된 지금까지 추격해왔다”며 “형사사법제도를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 것은 비미국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마르크스주의 독재정권에서나 일어나는 일”

클라우디아 테니 의원 역시 8일 트위터를 통해 “법무부와 FBI는 정치적 라이벌을 타격하기 위한 무기가 됐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신뢰를 내던져 버렸다”고 비판했다.

테니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과 메릭 갈랜드 법무부 장관을 향해 “미국 대통령을 기습한 이번 사건에 대해 즉각 답변하라”고 다그쳤다.

다이애나 하쉬버거 의원은 “민주당은 너무 오랫동안 FBI, 국세청 같은 정부기관을 이용해 정치적 라이벌을 공격해왔다”며 이는 미국의 공화정에 대한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정치적 입장이 다른 이들을 박해하기 위해 공권력을 사용하는 것은 제삼세계의 마르크스주의 독재정권에서 자주 보아 온 것”이라며 “미국에서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루비오 의원은 “오늘 마러라고를 급습한 좌파는 국세청 요원 8만7천 명을 증원하기로 했다. 어디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는 전날 상원에서 민주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에 국세청 요원 8만7천 명 추가 고용안을 포함해 통과시킨 일을 가리킨 것이다.

루비오 의원은 “FBI는 (급진좌파) 단체가 가톨릭 교회를 파괴하고 친생명(낙태 반대) 단체 건물에 불을 지르거나 대법관을 협박하는 것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지만 마러라고를 습격할 시간은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 주류 매체 중 일부는 이번 FBI 압수수색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기밀자료 반출 혐의 등과 관련됐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 연방 검찰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밀자료 무단 반출 혐의로 조사하고 있으나, 공화당 의원들은 이를 “미국 역사상 전례 없는 법무부 무기화”, “정치 검찰”로 비판하고 있다.

한편, FBI는 이번 조사 의혹과 관련해 그 목적이나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발표하지 않았으며 에포크타임스의 문의에도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