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차기 총리로 유력한 리시 수낙(42) 전 재무부 장관이 당 대표에 당선되면 영국 내 모든 공자학원을 폐쇄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의 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당원들의 마음을 잡을 공약의 하나로 중국 공산당의 대외 영향력 확대기구인 공자학원을 정조준하고 나선 것이다.
수낙 전 장관은 25일(현지시각) 자신의 트윗을 통해 중국 공산당을 “영국과 세계의 번영 및 안보에 대한 금세기 최대 위협”으로 규정하고 자신이 당 대표에 선출될 경우 도입할 대중 정책을 소개했다(링크).
그는 첫 번째로 공자학원 폐쇄를 제시했다. 중국 공산당은 공자학원을 ‘중국 문화·언어 교육기관’이라고 소개하지만, 미국 등 서방 주요국 정보기관은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을 해외로 확대하는 기구로 보고 있다.
수낙 전 장관은 “영국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30개의 공자학원이 있다”며 “영국 정부는 학교에서 중국 표준어를 교육하는 부문에 지출하는 비용 거의 대부분은 대학과 연계한 공자학원을 통해 집행하는데, (이것이 결국) 중국의 소프트파워를 키워주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보수당 내 중국 연구모임 ‘중국연구그룹(CRG)’에 따르면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공자학원이 있으며, 2015~2024년 정부 교육예산 가운데 중국어 교육에 배정된 금액 2700만 파운드(약 427억4천만원) 대부분이 각 대학에 설치된 공자학원으로 들어간다.
수낙 전 장관은 또한 중국의 사이버 위협에 맞서기 위해 자유주의 국가들의 새로운 국제동맹을 구축하고, 중국의 산업스파이 대책과 관련해서는 영국 국내정보국(MI5)을 통해 기업과 대학을 지원하고 핵심 산업 분야에서 중국의 기업 인수를 막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중국 공산당은 대만을 포함한 인접국에 억지를 부리고 외교적 위협을 가하며 ‘일대일로’ 구상으로 개도국들을 채무의 덫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난하며 영국과 국제사회를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조치들을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영국 여당인 보수당은 차기 총리가 될 당 대표를 뽑는 경선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일 보리스 존슨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다만, 존슨 총리는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는 총리직을 지키기로 했으며 후임 선거에 중립을 지키고 있다.
차기 총리 경선에는 8명의 후보가 나섰지만 5차 투표를 거치며 수낙 전 장관과 리즈 트러스(46) 외무부 장관 등 최종 2명으로 압축됐다.
최종 후보 2명에 대해서는 보수당원 18만 명이 우편투표를 실시해 오는 9월 5일 최종 승자를 발표하게 된다. 수낙 전 장관이 보수당 대표로 선출될 경우 최초의 인도계 영국 총리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러나 수낙 전 장관에 대해 다소 엇갈린 소식도 전해진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는 수낙 전 장관을 보수당 총리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중영관계 발전에 대해 현실적인 견해를 가진 후보”라고 평가했다.
최종 결선에 오른 트러스 장관 역시 수낙 전 정관에 대해 “중국과의 무역 관계를 긴밀히 하려고 했다”고 비판했다.
영국 보수당 인권위원회 간부를 맡고 있는 인권운동가 겸 언론인 베네딕트 로저스는 수낙 전 장관에 대해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에포크타임스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