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과 미국인 10명 중 8명 정도는 중국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6월 29일(현지시간) 미국 민간 싱크탱크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는 ‘중국 국가 이미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월부터 6월 초까지 전 세계 19개국 2만 45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설문 대상 한국인 80%가 “중국에 부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미국인은 한국인보다 2%포인트 높은 82%였다.
미국보다 중국에 대해 부정적으로 답변한 국가도 있었다. 일본인 87%, 호주인 86%, 스웨덴인 83%가 “중국은 비호감이다.”라고 응답했다. 독일·캐나다도 74%를 기록하여 19개국 평균치인 68%를 상회했다. 일본의 경우 2013년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 영토 분쟁 시 93%보다는 낮은 수치이지만, 여전히 조사 대상 19개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배경으로는 ▲중국의 인권 탄압 문제 ▲중국의 대외 군사력 팽창 ▲중국의 경제 전쟁 ▲중국의 각국 정치 개입 등 4가지 요소가 꼽혔다. 특히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조사 대상 국가 국민 중 79%의 답변자가 “심각한 문제이다.”라고 답변했으며, 그중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라고 답변한 비율도 47%에 달한다.
퓨리서치센터는 한국, 미국, 독일, 캐나다에서 중국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비율은 역대 최고치라고 밝혔다.
퓨리서치센터는 한국 내 반중 여론 증가도 주목했다. 센터는 2017년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 중국의 대(對)한국 경제 보복 정책이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조사 결과 한국 국민 3/4 정도가 “중국과 관계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한국 국민 54%는 “중국의 한국 국내 정치 개입이 심각한 문제이다.”라고 답했다. 주목할 점은 ‘젊은층이 노령층보다 중국에 대하여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국가라는 것’이라고 퓨리서치센터는 밝혔다. 퓨리서치센터는 한국의 사례가 중국의 경제 보복 이후 관계가 악화된 후 반중 여론이 급등한 호주 사례와 유사하다고도 했다.
전통적으로 중국의 우호 국가에서도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 위기 후 중국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그리스에서도 중국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역대 최고 수준인 50%에 달했다.
반면 한국인들은 중국은 싫어하지만 미국은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퓨리서치센터가 6월 22일 발표한 ‘2022 글로벌 애티튜드 서베이’에서 한국인의 대(對)미국 호감도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사 결과 미국을 제외한 세계 17개국 응답자의 61%가 미국에 호감을 보였다. 대미국 호감도는 2021년과 비교 시 한국, 스웨덴, 호주 등에서 상승했고 그리스,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서는 하락했다. 그중 한국의 미국 호감도 증가폭이 가장 컸다. 미국을 우호적으로 평가한 한국인 응답자 비중은 89%로서 2021년보다 12%포인트 늘었다. “미국을 믿을 만한 파트너라고 본다.”는 한국인 응답자 역시 같은 기간 58%에서 83%로 늘었다. 같은 질문에 대한 17개국 평균치는 79%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