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진행자’로 기네스 세계기록 등재
약 한 세기 인생…‘살아있는 근현대사’로 불려
지난해 다큐멘터리 영화 ‘송해 1927’ 개봉
현역 최고령 방송인이자 최장수 MC 송해가 6월 8일, 향년 9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경찰과 의료계에 따르면 송 씨는 이날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송 씨는 올해 들어 두 차례 건강 이상으로 병원에 입원했고 지난 3월에는 코로나19에 확진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건강상 이유로 ‘전국노래자랑’에 불참하게 되면서 하차를 고민하기도 했지만, 제작진과 스튜디오 녹화로 방송에 계속 참여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1세대 코미디언이자 가수 겸 MC인 송해는 1927년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송복희. 해주예술학교에서 성악을 공부했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단신으로 피난 대열에 섞여 부산으로 내려와 육군 통신병으로 복무했다. 당시 정전(停戰) 소식을 가장 먼저 타전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제대 후인 1955년 ‘창공악극단’ 가수로 데뷔해 유랑극단 무대에 오르면서 연예계에 입문했다. 이후 코미디언이자 진행자로 활동했으며 가수로도 인정받았다.
1974년부터 17년 동안 KBS 라디오 교통프로그램 ‘가로수를 누비며’를 진행했다. MBC TV ‘웃으면 복이 와요’ 등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구봉서, 배삼룡 등과 함께 활동했다.
1981년엔 드라마 ‘싱글네 벙글네’에도 출연했고 KBS 2TV ‘나를 돌아봐’, MBC TV ‘세모방 : 세상의 모든 방송’, TV조선 ‘부캐전성시대’ 등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지난해 11월 고인의 일대기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송해 1927’이 개봉하기도 했다.
특히 1988년부터 KBS 1TV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면서 34년간 공개 녹화를 통해 1000만 명 넘는 사람을 만났다. ‘일요일의 남자’라는 별칭을 얻고 국민 MC로 인정받았다. 국내 단일 프로그램 ‘연속 최장수 진행’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 5월엔 영국 기네스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Oldest TV music talent show host)로 등재됐다. 국내 최장수 TV 가요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 MC로 활약해온 송해의 업적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최고 기록임이 확인된 것이다.
근 한 세기를 살면서 ‘살아있는 근현대사’로 불리기도 하는 송해는 대한민국연예예술상 특별공로상, KBS 연예대상 공로상, 백상예술대상 공로상, 한국방송대상 공로상,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