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항공업계 백신 의무화 후폭풍…조종사 단체 줄소송 예고

한동훈
2022년 05월 29일 오후 12:12 업데이트: 2022년 05월 29일 오후 12:12
TextSize
Print

회원수 1만5천명 USFF,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소송
“백신 접종, 미승인 약물 복용금지한 항공법 위반”
“일부 조종사들, 접종 후 가슴통증 호소…안전 위협”

코로나19 백신 접종 강요로 인한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대규모 소송이 미국에서 제기됐다.

미국 항공기 조종사 단체 ‘미국 프리덤 플라이어스(USFF)’와 ‘아틀라스 항공’ 직원 등 100여 명은 아틀라스 항공을 상대로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 법률 대리인 로펌 ‘존 피어스 로’는 아틀라스 항공이 코로나 백신 접종을 강요해 원고의 헌법상 종교의 자유, 평등권과 관련법에서 보장한 의료 자유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같은 이유로 향후 미국 18개 주요 항공사를 모두 고소하고, 항공사를 감독할 책임이 있는 미 연방항공국(FAA)과 교통부(DOT)도 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플로리다주 남부 연방지방법원에 제출된 59쪽짜리 소장에서는 “항공사는 코로나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조종사와 승무원들에게 무리한 비행 일정, 업무 배제, 차별 대우로 보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보복의 궁극적 목표는 생계수단을 잃을 것인지, 실험적이고 위험한 치료를 받을 것인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고 측은 소장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 의무화가 실제로는 반강제적인 조치였으며, 이는 연방항공국 규정에도 어긋난다며 항공 안전을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서는 “이번 소송은 미국의 항공산업 안전에 관한 것”이라며 “연방 법률에서는 항공기 조종사들을 ‘미국에서 가장 건강한 근로자에 속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조종사들에게 장기적으로 치명적인 부작용 가능성이 밝혀진 실험적 백신을 접종하고서 미국 영공에서 대형 항공기를 운행하도록 해야 하는가, 그런 결정을 현명하게 거부한 사람들이 오히려 직장에서 쫓겨나야 한다는 말인가”라고 물었다.

연방항공국 규정에 따르면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떨어진 후 12개월 경과되지 않은 약물’을 복용한 조종사는 항공기를 운항해서는 안 된다. 이 규정대로라면 조종사들에게 코로나 백신을 접종한 후 항공기를 조종하도록 하는 것은 위법 행위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아틀라스 항공은 이러한 규정을 위반하도록 조종사들을 독려하거나 강요했으며, 심지어 금전적 인센티브를 제공했다고 소장에서 지적했다.

아틀라스 항공은 세계 3대 글로벌 화물항공사로 북아메리카, 아시아, 유럽, 중동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정기 화물편을 운항한다. 세계 최대급 항공기의 대명사로 불렸던 보잉 747기를 화물용으로 가장 많이 운용하는 회사다.

미국 항공사들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정책에 따라, 직원들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당초 이 정책은 종교적 자유나 건강상 이유로 접종 거부를 신청할 경우, 심사를 통해 예외를 인정해주도록 했으나 실제로 인정된 경우는 드물었다.

이번 소송에서도 원고 측은 항공사의 백신 의무화가 헌법에서 보장한 종교의 자유, 평등권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종교적 사유에 따른 면제를 인정해주지 않았으며, 백신 접종을 거부한 직원들을 차별대우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원고 측 대리인 로펌 존 피어스 로의 대표 존 펴서 변호사는 에포크타임스에 “백신 접종을 거부한 조종사들에게는 임금 등의 분야에서 차별이 가해졌다”며 “이는 고용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피어스 변호사는 또한 “그 외에도 원고들에게 가해진 의도적인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소송에서 원고 측은 피해자 1명당 평균 100만 달러(약 12억5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다. 또한 백신 접종 강요 철회와 접종을 거부한 직원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 인사상의 불이익, 추후 보복성 조치 등을 폐지하거나 금지하도록 요구했다.

소송을 제기한 미국 조종사 단체 USFF 대변인은 “사실 우리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이미 경험하고 있고 장래에 경험하게 될 건강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조종사들은 앞에 나섰다가는 회사 측으로부터 보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참아왔지만, 적잖은 이들이 가슴 통증이나 신경 질환을 감춘 채 비행기 운항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번에 소송에 참여한 조종사들은 자기 경력이 무너질 것을 알고도 동료들을 위해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USFF는 31년 경력의 조종사 론 사우더가 공동 설립한 단체로, 25개 항공사 직원 등 1만5천 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회원 일부는 항공업계 출신이 아닌 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SFF 대변인은 “우리는 백신 접종 자체에 반대하는 게 아니다. 다만 개별적 상황에 따른 선택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에포크타임스는 아틀라스 항공에 논평을 요청했다.

* 이 기사는 엔리코 토리고소 기자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