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북미와 유럽에서 발생한 원숭이두창(monkeypox)은 주로 성관계를 통해 확산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약 200건의 사례가 확인됐다.
원숭이두창이 성적인 질병은 아니다. WHO 관계자들 역시 호흡기 감염이나 감염자와의 밀접 접촉으로 감염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질병이 아프리카 밖으로 퍼지고 선진국에서 확산하게 된 유력한 원인으로는 ‘남성 간 동성애’가 언급되고 있다.
로자먼드 루이스 WHO 천연두 사무국장은 “원숭이두창은 지난 5년간 유럽에서, 아프리카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에게서만 몇 건의 발병 사례가 보고됐다”며 아프리카를 제외한 국가에서는 흔치 않은 질병이라고 설명했다.
루이스 사무국장은 또한 “아프리카를 여행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여러 나라에 걸쳐 동시에 발병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WHO 감염병 고위급 고문인 데이비드 헤이먼 런던 위생열대 의학대학원 교수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선진국에서의 원숭이두창 확산은 남성 간 성관계로 벌어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헤이먼 교수는 “이 감염병(원숭이두창) 확산에 대한 설명은 스페인과 벨기에에서 개최된 두 차례 광란의 파티 행사에서 성적인 전염이라는 가설이 가장 유력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원숭이두창은 아프리카 밖에서 대거 확산된 적이 없었다.
그는 “원숭이두창은 감염자의 병변(질병이 발생한 조직)에 밀접 접촉했을 때 옮겨진다”며 “성적 접촉이 전염을 증폭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헤이먼 교수는 “감염된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성적 접촉이나 가까운 접촉이 있을 때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감염을 늦출 필요는 있지만 백신으로 대처할 수 있다며 “코로나19가 아니다”라고 침착한 대응을 당부했다.
전염병 데이터 집계기관인 글로벌 헬스에 따르면, 24일까지 원숭이두창은 아프리카 11개국을 제외한 16개국에서 총 160건 이상 발병했다.
아프리카 대륙 이외의 16개국 중 유럽이 12개국(영국·스페인 ·포르투갈·오스트리아·벨기에·덴마크·프랑스·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스웨덴·스위스)이며 나머지는 미국, 호주, 캐나다, 이스라엘이다. 감염자 대부분인 150명이 유럽에 집중됐다.
원숭이두창은 초기에 발열, 두통, 구토, 몸살 등 증세가 나타나며, 발열 이후 대표적인 증상인 수포가 생기기 시작한다. 일반적인 잠복기는 5~17일이며, 중증으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2~4주면 회복된다.
원숭이에게서 발생하는 천연두(두창)의 일종이며, 원숭이에게서는 증상이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WHO에 따르면 천연두 백신을 맞으면 85% 정도의 예방효과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