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독립파 견제조직의 라스베이거스 지부 간부
1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회에서 발생한 총격사건 용의자 데이비드 초우(68)가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 하부조직에 소속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당국은 아시아계 이민자인 초우의 범죄 동기가 ‘대만에 대한 증오심’이라고 발표했고, 현재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현지 보안관은 중국과 대만 사이 긴장이 고조된 데 따른 정치적 요인도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총격은 15일 오후 오후 서부 캘리포니아주 라구나우즈의 교회에서 발생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차를 몰고 온 용의자가 신도 40여 명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다. 용의자를 저지하려던 의사 존 쳉(52)이 숨졌고 60~90대 노인 5명이 다쳤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사건 당시 총과 화염병으로 무장했으며, 교회 문을 막아선 채 신도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다. 사건 전 교회 문을 쇠사슬로 고정하고 열쇠 구멍을 순간접착제로 막는 등 신도들이 탈출할 수 없도록 했다.
사건 초기 용의자는 중국계로 알려졌다가 이후 대만계로 정정됐다. 그는 중국 공산당 중앙통일전선공작부(통전부) 직할조직인 중국평화통일촉진회(CCPPNR·평촉회)의 라스베이거스 지부 간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평촉회 설립식 개최를 전한 보고서를 통해 이 사실을 알아냈다고 전했다. 초우는 대만 독립파를 “악마”로 표현하고 퇴치를 호소하는 현수막을 들고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8년 설립된 평촉회는 공산당의 정책에 반하는 대만 독립운동 등에 대한 억제를 운영 목적으로 하고 있다.
‘평화통일’은 중국 공산당이 대만을 향해 내세우는 정치적 공세에서 늘 강조되는 표현이다. 중국 공산당은 올해 업무 보고서에서 “양안 관계의 평화로운 발언과 조국의 통일을 촉진한다”고 명시했다.
미국 의회 내 중국 대응 기구인 ‘미-중 경제안보 검토위원회(USCC)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평촉회는 세계 90개국에 최소 200개 지부를 두고 있다.
트럼프 전 행정부는 “미국에서 악의적인 영향력을 확산시키고 있다”며 2020년 이 조직을 ‘외국정부대행기관’으로 지정하고 특별 관리를 하도록 했다.
용의자 초우가 통전부 산하 조직원이라는 점은 ‘대만에 대한 증오심’, ‘중국-대만 사이 긴장 관계에 따른 정치적 요인’ 등이 범행 동기로 언급되는 상황과 맞아떨어진다.
경찰은 위험을 무릅쓰고 용의자에게 맞선 쳉에 애도를 표하며 그의 용감한 행동이 없었다면 더 많은 희생자가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트위터를 통해 성명을 내고 “폭력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며 쳉의 죽음을 애도했다. 미국 주재 대만대표부 루이스 황 대표도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서로에 대한 존중, 법치주의는 대만에서도 중요한 가치”라며 대만계에 대한 증오범죄를 규탄했다.
대만의 양안관계 전문가들은 “대만인에 대한 무차별 살인 범죄는 중국 공산당이 전 세계에 퍼뜨리고 있는 증오와 이념 갈등이 빚어낸 비극”이라고 논평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 왕원빈 대변인은 지난 17일 이번 사건을 ‘총기 폭력’으로 규정하고 미국 정부의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