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하강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권력에 균열이 노출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국 공산당 내부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시진핑과 중국 공산당의 통치 기반인 ‘경제’가 흔들리자 권력에도 금이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WSJ에 따르면, 리커창 총리 등 중국 관료들은 시진핑 주석의 과도한 탈(脫)자본주의 정책을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경제시스템을 자본주의·국제경제로부터 갈라놓고 이 과정에서 대형 IT 기업, 부동산 업체 등 민간기업에 규제 철퇴를 내려 중국 경제를 1년 만에 냉각시켰다는 것이다.
신문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 등 일부 공산당 원로들이 최근 ‘기존의 권력 교체 방식을 깨려는’ 시진핑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3연임에 반대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주룽지 전 총리는 사석에서 시진핑의 국영기업 중심 정책에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지나치게 엄격한 제로(0)코로나 정책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확진자가 몇 명만 나와도 대도시를 일부 혹은 전면 봉쇄해 기업 활동을 제약하고 공장 조업을 중단·제한해 경제를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적 고립을 자초한 외교 정책도 당 원로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은 우크라이나 전쟁 전 볼로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서로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후 전쟁이 발발하자 중국은 ‘중립’을 내세웠지만 사실상 침략 행위를 방관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 문제 전문가 스산(石山)은 “중국 공산당은 흙으로 빚은 거인과 같다.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허약하다”고 논평했다.
스산은 “WSJ 기사에서는 경제를 다뤘지만 중국은 모든 게 정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나라”라며 경제 문제를 가지고 권력에 대한 비판이 나온 것은 정치적으로도 내부 갈등이 이미 심각한 수준이라는 의미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