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위층 흠칫? 스위스 “러시아 제제 동참, 은행계좌 동결”

차이나뉴스팀
2022년 03월 21일 오후 5:00 업데이트: 2022년 03월 21일 오후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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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당국, 러시아 금융 제재 동참 선언
中 갑부들 자산만 러시아 한 해 GDP 맞먹어
“자산 은닉한 中 고위층에 가장 두려운 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중국 공산당 정권이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는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러시아가 받고 있는 경제·금융제재가 중국 공산당에 ‘본보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지난달 27일 러시아 주요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배제하고 러시아의 외환보유액 접근을 제한하는 경제 제재를 발표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의 외환보유액 6400억 달러 중 3000억 달러가 동결됐다.

미국은 또 금융 제재의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대서양 횡단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통해 서방의 영향력이 미치는 관할 구역 내의, 제재 대상에 오른 러시아의 개인과 기업의 자산을 확인하고 동결하는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각국 고위층, 유명인사들의 자산 은닉처로 알려진 스위스에서도 자산 동결에 동참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냐치오 카시스 스위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유럽연합(EU)가 현재 러시아에 부과하고 있는 경제제재에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중국 공산당 고위층에도 같은 수준의 제재가 가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2020년 스위스 국립은행(SNB)의 데이터에 따르면 스위스 은행에 예치된 러시아인의 자산은 약 112억 달러(약 13조6천억원)에 달한다. 경제 규모로 따질 때 중국 공산당 고위 관리들의 예치금은 이보다 수백 배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2021년 집계한 국가별 명목 국내총생산(GDP) 추정치 순위에서 러시아는 1조6400억 달러로 11위였다. 중국은 그 10배 이상인 16조8600억 달러였다.

스위스 투자은행(UBS)이 2018년 10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억만장자 수가 373명에 달하고 이들의 자산이 2017년 기준 1조1200억 달러에 달해 1인당 평균 3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USB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PwC)가 2020년 10월 공동으로 발표한 ‘2020 세계 억만장자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7월 말 기준 중국의 억만장자 415명의 보유 자산 총액이 1조6809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러시아의 GDP(국내총생산)에 맞먹는 규모다.

USB가 발표한 데이터는 단지 중국 공산당 권력자들이 보유한 해외 자산의 일부에 불과하다.

기밀 공개 사이트인 위키리크스는 중국 공산당 고위 관리들이 보유한 스위스은행 계좌가 5천 개에 달하며, 그들 중 70% 가까이가 중앙급 고위 관리들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부총리에서부터 은행장, 부장, 중앙위원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관리가 스위스 은행에 계좌를 갖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기업 업무를 총괄하는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 주임 겸 중국석유(페트로 차이나) 사장인 장제민(蔣潔敏)이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에게 100억 달러 이상의 뇌물을 상납하고 이를 스위스 은행으로 이전했다고 자백했다. 이는 장제민이 2013년 낙마한 뒤 조사받는 과정에서 밝혀진 사실이며, 그는 해외 유전 매입 자금, 유전 설비 조달 등의 사업을 하면서 부정 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으로 망명한 중국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는 장쩌민(江澤民) 가문이 장악한 국가 자산이 최소 1조 달러, 세탁 자금은 5천억 달러에 달하며 대부분 해외로 이전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홍콩 시사잡지 개방(開放)에 따르면 2002년 12월 스위스 국제결제은행에서 아무도 찾아가지 않는 돈 20억 달러가 발견됐다. 전 중국은행 인민은행 홍콩 지점장인 류진바오(劉金寶)가 옥중에서 자백한 바에 따르면, 이 돈은 장쩌민이 중국 공산당 16차 당대회를 앞두고 해외로 이전한 것이다.

스위스 은행은 수백 년 동안 엄격한 비밀주의와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왔다. 이 때문에 스위스 은행은 줄곧 세계 부호들의 조세 회피 ‘천국’이었고, 테러리스트와 범죄 조직들의 중요한 자산 은닉처가 됐다. 중국이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룬 이후에는 중국 공산당 관리들이 새 고객으로 등장했다. 스위스은행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부의 3분의 1이 UBS와 크레디트스위스, 율리우스바에르 등 스위스 은행에 예치돼 있다.

하지만 스위스는 수백 년째 고수해온 은행 이용자 정보 비밀유지 제도를 포기했다. 스위스연방조세국(SFTA)은 지난해 스위스 은행을 이용하는 역외 이용자 정보를 2021년 말까지 100개 국가·지역에 넘겨주는 작업을 거의 완료했다고 밝혔다.

중국 문제 전문가 리정콴은 “스위스의 러시아 경제제재 동참 선언은 이 같은 비밀유지 포기를 입증한 사건이 됐다. 다시 말해, 스위스 은행에 맡긴 거액의 돈이 예전처럼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해외에 자산을 빼돌린 부패한 중국 공산당 관리들이 가장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리정콴은 “중국 공산당 관영 매체들은 ‘오늘의 우크라이나가 내일의 대만’이라고 떠든다”면서 “바꿔 말해 공산당 지도부는 그들도 내일의 러시아가 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고,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일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