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제약사 화이자의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승인을 위해 검토한 심사자료를 처음 공개했다. FDA는 완전 공개를 위해 75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나, 법적 방어에 실패하면서 조기에 공개하게 됐다.
의료투명성 확대를 요구하는 수십 명의 대학교수와 의료전문가로 구성된 ‘공중위생·의료전문가그룹'(PHMPT)은 미국 정보공개법(FOIA)에 근거해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승인 관련 문건 공개를 청구했었다.
FDA는 이를 거부했고, PHMPT는 정보공개법 위반 혐의로 FDA를 제소했다.
그러자 FDA는 법원에 “해당 문건은 45만 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라며 “인력 부족”을 이유로 먼저 1만2천 쪽을 제출하고 이후 매월 500쪽씩 제출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경우 문건을 모두 공개하는 데 약 75년이 걸리게 된다.
PHMPT는 FDA가 화이자 백신 긴급사용승인(EUA)을 하기 위한 자료 검토에 단 108일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석 달 만에 검토를 끝낸 자료를 공개하는 데 75년 달라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한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백신 접종 의무화로 일자리를 잃고 해고될 위기에 처한 상황이어서 의무화 근거가 된 핵심 문건을 하루빨리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PHMPT 측 주장을 받아들여 FDA에 우선 1만2천 쪽을 공개하고 이후 매월 5만5천 쪽씩 8개월 이내에 모든 문서를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따라 FDA 생물제품평가연구센터(CBER)는 실질적 정보가 담긴 첫 5만5천쪽(2월분)을 3월초 처음 공개했다.
이 문건에는 ‘의약품 허가 후 보고된 부작용 종합분석’이라는 38쪽 분량의 보고서가 포함됐는데,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신장장애, 급성 이완성척수염(AFM), 뇌 색전증, 심장마비, 출혈성뇌염 등 무려 1291종의 부작용이 보고됐다는 내용이 실려 있었다(보고서 PDF).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2월 28일까지 보고된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은 총 4만2086건, 15만8893개 증상으로 지역별로는 미국(1만3739건)이 가장 많았고 이어 영국(1만3404건), 이탈리아(2578건), 독일(1913건), 프랑스(1506건), 포르투갈(866건), 스페인(756건), 기타 56개국(7324건)으로 나타났다.
부작용이 보고된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50.9세(여성 71.1%, 남성 21.8%, 나머지는 성별 불명)였으며, 이 가운데 1만9582명(46.5%)이 회복 또는 요양 중이었고 1223명(2.9%)이 사망했다. 520명(1.2%)은 부작용 발생 후 회복했지만 후유증이 남았다.
가장 많이 보고된 부작용 증상은 두통(24.1%), 발열(18.2%), 피로(17.4%), 오한(13.1%), 접종 부위 통증(12.3%), 메스꺼움(12.3%), 근육통(11.7%) 등이었다.
미국 시민단체 ‘어린이건강보호'(Childrens Health Defense)의 매리 홀란드 대표는 이번에 공개된 문건을 검토한 후 “폭탄이 터졌다”고 표현했다.
홀랜드 대표는 지난 4일 보도자료를 내고 “FDA와 화이자가 왜 75년 동안 데이터를 기밀로 유지하려 했는지 알 수 있었다”며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면 심각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뚜렷하지만, 피해자들은 화이자에 어떠한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은 개발 착수 1년 만에 영국에서 처음 긴급사용승인이 떨어졌고 승인 당일 접종이 시작됐다. 이전까지 백신 개발 최단기록은 볼거리 백신으로 개발 소요기간은 4년이었다.
화이자, 모더나 등 제약사들은 1년만에 개발한 백신을 공급하면서 접종 후 발생하는 모든 부작용 등에 대한 면책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각국 정부가 이를 수용하면서, 이들은 백신 부작용에 전혀 책임을 지지 않게 됐다. 부작용은 정부가 책임지지만,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이 규명되는 경우는 드물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운영하는 ‘백신 접종 부작용 보고시스템'(VERS)에 2020년 12월 중순부터 올해 2월 중순까지 보고된 부작용 사례는 113만4984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2만4402명이 사망했다. 심근염·심막염 사례는 4021건으로 화이자 2475건, 모더나 1364건, 존슨앤존슨사(얀센) 171건이었다.
한국 질병관리청이 지난 3일 발표한 ‘예방접종 이후 이상반응’ 보고(52주차)에 따르면 한국의 백신 접종 건수는 2차 4265만회, 3차 3130만회였다. 이상반응 의심사례는 전체 46만 건으로 이 가운데 중대한 이상반응은 1만7629건이었다. 사망자는 1429명이었다(보고서 링크). 이 중 질병관리청이 ‘인과성 확인’으로 분류한 사망은 지금까지 2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