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침공에 앞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월초부터 군 병력을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주둔시키고, 중순 접어들면서부터는 군사훈련을 하기도 했다. 침공에 앞서 상당한 준비 시간을 거친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는 중국 공산당(중공)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중공 역시 대만 무력 침공을 계속 외쳐왔으며 최근 그 수위를 더욱 높이며 위협을 고조시켜왔다. 중공은 대만 침공 준비를 멈추지 않았지만, 실제로 전쟁을 치른다면, 전쟁 개시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까?
중공군 지상전력, 집결지 이동에만 한 달
우크라이나 침공과 대만 침공의 결정적 차이는 ‘바다의 존재 유무’다. 중공의 ‘당의 군대’ 인민해방군(중공군)은 대만 해협을 건너 상륙작전에 성공해야 한다. 대만의 수비병력 등을 고려할 때 상륙작전은 최소 6개의 집단군이 집결해야 해볼 만하다(시리즈 1편 참고).
이동 거리와 접근성에 따라 동부전구 장쑤성에 주둔 중인 제71 집단군과 저장성 제72 집단군, 남부전구 광둥성 후이저우 제74 집단군, 중부전구 허난 신샹 제83 집단군, 서부전구 쓰촨(四川) 제77 집단군과 푸젠 제73 집단군 등이 동원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각 집단군 장병과 장비의 수송은 열차를 이용할 경우, 푸젠성의 대만 해역까지 한 달 정도가 필요하다. 이후 각 부대는 순차적으로 집결 지점까지 이동해야 한다. 이렇게 6개의 집단군이 예정대로 순조롭게 집결한다고 해서 곧바로 공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6개의 집단군 총 36개의 일선 작전여단 중 상륙훈련을 받은 여단은 양서(수륙)합성여단 6개뿐이다. 나머지 30개의 합성여단은 주로 지상전 훈련을 해왔다. 상륙작전을 별도로 해야 한다. 최소한 승선과 하선, 근해 보트 적응 훈련을 받아야 한다. 또한 지상전 병력의 상당 부분은 강습함이 아닌 민간 선박을 징발해 바다를 건너야 할 것이다.
중공군 해병대도 동시에 푸젠에 집결할 것이다. 북부전구와 남부전구에서 2개 여단씩 총 6개 해병대 여단이 앞서 지상군의 6개 양서(수륙)합성여단과 상륙함, 민간용 화물선(RO-RO선)을 이용해 수륙양용 장갑차와 상륙용 함정을 수송하며 상륙작전의 주축으로 움직이게 된다.
이 부대들은 상륙하기 좋은 지점 1~2곳을 집중적으로 공격해 바닷가를 신속히 점령하고, 이후 대규모 상륙 작전을 용이하게 할 것이다. 먼저 그 전에 중국 쪽 대형 항구에 부대원과 장비들을 집결시켜야 한다.
중공군은 상륙지점에 대한 집중 공격과 동시에 인해전술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대량의 부대를 작은 보트에 나눠 탑승시켜 상륙지점이 아닌 곳에 분산 상륙시킴으로서 대만의 수비병력을 교란하고 분산시키려 할 것이다.
상륙 지점을 집중 공격할 6개 수륙양용여단을 제외한 나머지 30개 지상전 여단을 어떻게 운용할지 세부적인 것은 알 수 없다. 이미 계획은 수립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아마도 보트 상륙이 가장 현실적으로 보인다. 단, 실제로 훈련을 해본 경험은 없다. 보트 상륙 자체의 위험성도 크다. 화력지원과 보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생존하기 힘들 것이다.
대형 함선은 포병여단, 공병여단, 화생방병여단 등 탱크와 장갑차를 보유한 기병여단 수송에 동원될 것이다. 각 집단군의 특수전여단 등은 보트 상륙을 시도하고, 방공여단과 지원여단은 맨 나중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공중을 통한 병력 수송도 당연히 이뤄질 것이다. 각 집단군에서 헬기를 보유한 육군 항공여단은 별도로 집결해 해병대 항공여단과 함께 헬기를 통해 대거 공중으로 대만해협을 건너 대만군 방어선 후방에 일부 병력을 투입할 것이다. 하지만 중공군은 이러한 대규모 헬기 훈련을 해본 적이 없다.
즉 수십만 병력을 대만과 가까운 푸젠성 해안에 집결시킨 후에도, 중공군은 여전히 병력 재배치, 역할 분담 및 확인, 추가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공습에 충분할 정도로 준비를 갖추기 위해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지는 중공군 참모진도 잘 모를 것이다. 중공군은 이러한 실전·훈련 경험이 없다. 이 기간 수십만 병력의 숙식도 가볍지 않은 문제다.
병력만 수십만 명…숙식 등 보급도 문제
전쟁도 돈이 있어야 치를 수 있다. 출병 전 군량미와 군마에게 먹일 사료 준비는 예부터 전쟁의 핵심 요소였다. 후방의 보급이 없는 군대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한다. 중국은 육군과 해병대를 집결시키는 한편 전함과 민간 선박도 대거 동원하고 선원, 항만 지원 인력도 대거 징발할 것이다.
또한, 중공군 공군도 대량의 전투기를 푸젠 각 공항으로 이동시키고 지상 근무, 정비 인력도 상시 대기할 것이다. 아울러, 중공군 로켓군 수만 명은 수백 대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대를 미리 구축된 진지에 설치 완료하고 대기해야 한다.
중공군 해군은 현역 29만 명 중 최소 10만~15만 명이 집결할 것이다. 중공군 공군은 현역 40만명 중 10만~15만 명이 집결하고, 주력 전투기들도 이동 배치될 것이다. 이를 모두 합치면 푸젠성에 집결할 중공군 육해공군은 병력만 65~80만 명으로 예상된다.
중국군은 일부 철도를 통제하여 군사 인원과 물자를 수송하며, 민간선박·선원·항만시설도 대거 징발해 군사 통제에 들어갈 것이다. 이들은 바로 귀가하지 않고 군과 함께 행동할 가능성이 크다. 푸젠성이 전시 상태에 돌입하면, 지방정부 관계자들도 병참 지원에 동원되고, 예비군은 바로 징집될 것이다. 지원 인력, 준(準)군사 인력만 수십만 이상이다.
따라서 푸젠성 연안에서 전쟁 준비에 동원되는 인원만 최소 120만~130만명 정도 된다. 이 정도 인원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를 훈련 기간에 거주하려면 민간 징발만으로는 부족하다. 상당 규모의 임시 거주지 건설이 불가피하다. 건설인력, 장비, 자재 등이 동원돼야 한다.
이러한 대규모 인원이 식사하려면 주변 지역에서 대량의 음식물 조달이 요구된다. 중국은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도시 봉쇄 과정에서 음식물 공급에 약점을 드러낸 바 있다. 지방 관료체제는 부패와 무능, 이해관계 등으로 제때 봉쇄 지역 주민들에게 음식물을 조달하지 못했고 이는 그대로 민심 이탈로 이어졌다.
만약 100만명이 넘는 인원이 푸젠성 연안에서 전투를 준비하고 상륙 훈련을 할 경우, 중공군 병참부가 제대로 기능할지 의문이다. 병참부는 이미 중공군에서 가장 부패가 심한 곳으로, 중국 군내 부정부패가 가장 심한 부서다. 구쥔산(谷俊山·66) 전 중공군 총후근부 부부장(중장)은 초호화 별장과 300억 위안(약 5조7천억원)의 부정축재가 적발돼 사법처리된 바 있다.
미군의 ‘2021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서도 중공군의 병참 능력에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2016년 합동병참 지원부대 등을 창설해 병참과 물자조달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지금까지 뚜렷한 개선점을 발표한 적은 없다.
보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중공군의 대만 공격 준비 과정은 지연되고 작전 변경도 불가피해질 수밖에 없다. 중국공산당 군사위원회가 명령을 내리더라도 대만 공습에 충분한 병력을 집결하는 데만 한 달, 이후 준비 마무리에만 수 주가 소요될 것이다.
여기까지가 중공군의 이동, 집결, 병참 등 요인을 고려한 준비 기간이다. 이 모든 문제를 다 해결했다 하더라도 전장에는 외부적 변수가 있을 수 있다.
대만군의 준비 태세, 미군의 개입도 변수
중공군의 대규모 병력 이동, 민간 시설과 인원의 대거 징발은 비밀 유지가 불가능하다. 대만군은 중공군의 동향을 즉각 파악하고, 미군의 정보 능력도 지원받을 수 있다. 미군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날짜를 예측하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중공군의 대만 침공은 모든 게 대만과 미국, 전 세계에 알려진 상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대만은 이미 중공군의 상륙을 막기 위한 결사 항전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중공군의 상륙이 예상되면 대만 각 항구와 상륙 예상 지점 근해에 기뢰를 배치하고 상업 선박이 기뢰 지역에 잘못 들어가지 않도록 사전 공지할 것이다.
기뢰 배치는 중국 상륙함대의 행동을 방해할 것이며, 중국 해군은 상륙 전 반드시 기뢰를 먼저 제거해야 한다. 이 역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다. 중공군은 이미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기뢰가 상당수 제거될 때까지 대기해야 한다. 이 역시 보급과 병참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만의 대함미사일, 장거리포는 중국 함선의 상당한 위협이다. 또한 미국산 F-16 전투기를 동원해 중국 함선을 공습할 수도 있다. 중공군의 기뢰 제거 작업 자체의 어려움도 만만치 않다. 대만군은 제거된 기뢰를 다시 설치하며 시간을 끌수도 있다.
여기에 미군이 항공기를 출격시켜 중국 푸젠성 연안 주요 항구에 퀵스트라이크(Quickstrike) 기뢰를 투하하는 방법도 있다. 이렇게 되면 중공군은 대만 근해는 물론 자국 근해에서도 기뢰 제거 작업을 해야 한다.
대만군 혹은 미군이 중공군의 공격 시기를 예측해 선제 타격을 가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미군은 이지스함과 잠수함에서 사정거리가 1600km에 달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대만 역시 사정거리가 1200km에 달하는 윈펑(云峰) 지대지 미사일로 중국 본토의 중공군 단거리 미사일 발사기지, 공항, 항구, 통신·지휘 센터를 타격할 수 있으며, 피해가 크면 중공군은 상륙작전 지연이 불가피해진다.
이는 아직 연합군 해상전력을 고려하지 않은 상황이다. 미군과 연합군 해군은 대만해협 주변에 방어 진지를 구축해 중공군의 지원 함대를 차단할 수 있다. 또한 미군과 일본 자위대는 대만 인근 도서지역에서 대함 미사일로 중공군 함대를 공격할 수 있다. 양측 군대는 대만 유사시 미군과 공동 군사작전을 펴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미군와 연합군의 공격으로 중공군 남해함대와 북해함대가 타격을 입고 대만해협 전쟁 지원이 차단되면, 중공군은 제해권을 잃고 대형 함선의 호위가 약해진 상륙 함정은 침몰 위험으로 인해 작전 속행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대만해협 상공에서는 제공권을 놓고 공중전이 반드시 벌어질 것이다. 공중 전력은 중공이 압도적으로 우세하지만, 신속히 우세를 점하지 못하고 시간을 끌거나 미 공군이 빠르게 개입한다면 중공군의 제공권 장악은 어려워진다. 제공권을 제패하지 못한 중공군 상륙 병력은 난타만 당하다가 대만해협에 수장될 수 있다.
코로나19 등 전염병도 복병이 될 수 있다. 푸젠성 연안에 집결한 중공군 내부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 공격 준비 차질로 이어지게 된다. 역시 시간이 길어지게 된다. 대만 공습은 변수가 많아 중국 공산당으로서는 큰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