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오전 이른 시간에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와 수출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침공을 비난하면서 기존의 러시아 제재 명단에 모스크바 상류층 인사들과 러시아 은행 4곳을 추가하고 러시아의 첨단 기술 수입품 “절반”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자산 1조4천억달러도 동결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괴롭히는 자들에게 맞서고 있다. 우리는 자유를 위해 맞서고 있다”며 “이게 바로 우리다”라고 말했다.
이날 연설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세계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 화상 정상회담 이후 이뤄졌다. 연설에 따르면, 이번 대(對)러시아 제재에는 세계 각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 국가의 경제 규모는 세계 경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약속하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국) 회원국의 영토를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을 되풀이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기 위해 미군을 파병하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위협에 대응한다”며 “특별 군사작전”을 선포했다. 푸틴의 발표 직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남·북부 등 3면에서 육상·해상·공중 공격을 동시다발적으로 시작했다.
러시아의 파상 공세에 우크라이나는 피해가 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24일 오후 2시 기준, 러시아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군 40명과 시민 1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주요 시설도 점령됐다. 미카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북부에 위치한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가 러시아군에 점령당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는 계엄령이 선포된 상태다.
러시아 측의 피해도 있었다. 러시아는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군사령부는 동부 돈바스의 도네츠크·루한스크 접경 최전방에서 러시아 측 점령군 약 50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러시아 제재는 지난 22일 러시아 대형은행 2곳과 국가부채, 상류층 인사 5명에 대한 제재에 이은 두 번째 조치다.
첫 번째 제재는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주의 친러시아 지역인 도네츠크·루한스크에 대한 독립 승인 법령과 군 파병 명령이 이유였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제재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으로 미국 내 기름값이 인상될 수 있으며 정부가 기름값 상승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