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항저우, 버스 336대로 9200명 격리센터로… “이동 중에 감염되겠다”

류정엽 객원기자
2022년 01월 31일 오전 11:24 업데이트: 2022년 01월 31일 오후 3:28
TextSize
Print

중국 저장(浙江) 항저우(杭州)에서 코로나19 확산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확진 위험 지역 주민들이 대거 버스로 이동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SNS에 올라와 화제가 됐다.

중국 공산당(중공) 국가위건위 통계에 따르면, 29일 하루 신규확진자 54명 중 19명이 항저우에서 발생했다. 이는 베이징(2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항저우의 감염사례는 주로 송년회, 결혼식 등 단체모임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가 내리는 늦은 밤 버스가 도로 위에 줄 서 있는 모습, 사람들이 버스에 오르는 모습 등 재난 영화를 방불케 하는 사진들이 온라인상에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이는 26일 저녁 항저우 당국이 첫 확진자가 발생하자  27일 지역사회 95개 동 주민 9200명을 중앙격리시설로 지정된 호텔로 옮기기 위해 대형 관광버스 336대를 급파해 벌어진 일이다. 호텔은 항저우에서 무려 100km나 떨어진 곳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펑파이 신문 등에 따르면, 중공 항저우 관계자는 “가족 및 지역사회 전파 위험을 빨리 제거하는 것이 현재 항저우의 예방 및 통제 작업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이며 “전염병 확산 차단의 초점”이라고 말했다.

당국의 이러한 희망과는 달리 해당 사진들을 올린 주민들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은 “집에 있던 사람이 끌려 나와 밖에서 집합해 대기했다. 비바람 속에서 1시간을 기다렸지만 버스를 못 탔다”, “버스를 탔는데  모두 밀폐된 공간에 갇혔다. 모두들 화가 났다”, “다들 빗속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이미 최초 집합(모임)이 이루어졌고 버스에 오른 뒤 또다시 밀폐된 공간에서 집합이 이루어졌다”, “이동 과정에서 감염 위험이 있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다. 책임은 누가 지는가”라는 등 중공 방역 당국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항저우 당국은 29일부터 건강코드에 임시적으로 ‘주황 코드’를 추가했다. 갑작스러운 발병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서다.

주황코드로 바뀐 건강코드 소유자는 주로 코로나 발생 지역에 거주하며 전염병 감염 위험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연속 3일에 걸쳐 가까운 코로나 핵산 검사소로 가서 코로나 핵산 검사를 받아야 하며, 결과가 모두 음성일 경우에만 주황코드가 녹색코드로 바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