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으로 잘 알려진 찰스 다윈은 유전적 돌연변이가 환경에 의해 무작위로 발생한다는 ‘자연 선택설’을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는 그렇지 않음이 발견됐다.
지난 12일 세계 저명 과학학술지 네이처는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연구논문 링크).
이 연구는 그간 사람들이 종(種)의 진화하는 방식에 대한 생각을 뒤집고, 이를 통해 인간에게 유익한 작물을 개발하고 암과 같은 난치병 치료법을 개발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닐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자들은 DNA가 손상되거나 다른 것과 교체되는 등 미세한 변화를 받게 되면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이러한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이 변하는 돌연변이 현상이 특정 패턴에 영향을 받는지 그 여부에 대해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는 연구자들의 예상을 뒤엎었다.
해당 논문의 제1 저자인 그레이 먼로(Grey Monroe) UC 데이비스 식물과학과 교수는 “우리는 항상 게놈 내의 유전자 돌연변이가 무작위로 발생한다고 가정했다”며 “관찰 결과, 돌연변이는 무작위가 아니라 식물 성장을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했다. 이어 “이 발견은 유전적 돌연변이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완전히 바꿨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에 참가한 연구자들은 3년에 걸쳐 ‘애기장대’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애기장대는 작은 속씨식물로 상당히 작은 게놈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자들은 애기장대의 게놈에 약 1억 2천만 개의 염기쌍을 포함하고 있어 이를 택했다고 했다. 인간의 게놈은 30억 개로 이루어져 있어 염기쌍이 상대적으로 적은 애기장대가 표본으로 적합하다는 것이다. 애기장대는 식물의 실험용 ‘쥐’로 취급되며 실험용으로 자주 쓰인다.
막스 플랑크 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실험실에서 유전자 돌연변이 확인을 위해 수백여 개의 애기장대를 조심스럽게 키우며 시퀀싱(sequencing·염기서열 결정)했다. 그 결과 백만 개 이상의 변형과 패턴을 발견해냈다.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데틀레프 바이겔(Detlef Weigel) 수석 연구원은 “돌연변이 유전자는 무작위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일부 유전자 조각은 돌연변이 가능성이 낮으며, 이들 유전자는 모두 세포 성장과 유전자 발현에 관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유전자 조각은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기능을 하기에 돌연변이가 덜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바이겔 연구원은 그러면서 “이러한 유전자 조각에 결함이 있다 하더라도 스스로 복구하는 데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발견했다”고도 했다.
추가 분석에서는 변이가 일어나기 쉬운 유전자의 경우, 유전자를 둘러싼 단백질의 유형과 관련이 있음이 밝혀졌다. 웨이겔 연구원은 “이는 변이를 일으키는 경향이 강한 유전자가 무엇인지 알아내는 데 좋은 지표”라며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식물은 가장 중요한 유전자를 보호할 방법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면 돌연변이로부터 인간 유전자를 보호하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기에 매우 흥미진진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실험에서 식물이 생존하기 위해 돌연변이로부터 유전자를 보호하도록 진화했음이 증명되면서 다윈의 자연선택설에 반전을 가져다줬다.
전문가들은 돌연변이가 발생하기 쉬운 유전자를 알아내면 더 나은 품종을 개발하거나 유전적 돌연변이로 인한 난치병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