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 피하고, 휴대폰은 집에…중공 ‘매운맛’ 올림픽에 각국 고심

김윤호
2022년 01월 14일 오후 6:00 업데이트: 2022년 06월 03일 오후 2:39
TextSize
Print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각국 선수단이 여느 국가에서 열리는 올림픽과는 다른 특수한 ‘지침’을 받고 있다.

독일 반도핑기구(NADA)는 10일(현지시각) “도핑 검사에 걸릴 수 있다”며 자국 선수단에 중국에 도착하면 현지에서 생산된 육류를 섭취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중국 현지에서 돼지고기, 소고기 등을 섭취했다가 가축을 살찌우기 위해 사용되는 약물인 클렌부테롤을 섭취하게 될 위험성을 우려한 조치다.

11일에는 네덜란드 올림픽 위원회(NOCNSF)가 자국 선수단에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집에 두고 갈 것을 긴급 권고했다.

선수들과 코치, 스태프들이 중국에서 개인 기기로 인터넷에 접속할 경우 기기 내에 담겨 있는 개인정보 등이 유출될 위험을 막으려는 조치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스마트폰, 노트북 등을 사용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스파이웨어, 악성코드가 심어져 네덜란드로 귀국 후 퍼뜨리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소식통에 따르면 네덜란드 선수단은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중국에서만 사용할 장비를 준비하는 등 사이버 보안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네덜란드가 올림픽 참가를 시작한 이후 초유의 조치다.

개인정보 유출 및 사이버 감시 노출, 의도치 않은 도핑 약물 섭취 위험성 외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강력한 격리조치 역시 선수들을 기다리는 경기장 밖 도전요소다.

한국의 배구 간판스타로 중국 여자 프로배구리그에서 활약하는 김연경 선수는 지난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현지에서 3개월째 감금과 다름없는 ‘격리’를 당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연경 선수는 “외부활동이 절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호텔과 인근 체육관만 오가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올림픽 참가 선수단 역시 처지는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 당국은 ‘제로 코로나’라는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외국인과 외국 거주 중국인 관중의 입장을 금지하고, 중국에 거주하는 현지인들만 관람을 허용했다.

현지 관람객은 경기장 출입 전과 후 각각 자택 격리를 해야 한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외국 선수들은 공항에서 올림픽존까지 폐쇄 루트로 이동하며, 모든 외부인과 접촉이 차단된다. 백신을 맞지 않은 선수들은 3주간 격리 후에야 경기에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