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왕훙(網紅·인터넷 스타)이 생방송 도중 농약을 마시고 숨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 측근은 시청자들의 부추김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구독자 60만명인 중국 인터넷 방송인 ‘뤄샤오마오마오즈(羅小猫猫子 ·이하 뤄샤오)가 생방송 도중 농약을 마시고 자살을 시도했다.
뤄샤오는 농약을 마신 후 측근들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회복하지 못하고 다음 날 숨졌다.
후난성 주저우에 거주하는 뤄샤오는 한 동영상 플랫폼에서 패션, 뷰티 인플루언서로 사랑받아왔으나 평소 우울증 증세를 호소했으며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뤄샤오가 생방송 도중 농약을 꺼내자, 영상 실시간 댓글 창에는 “빨리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며 만류하는 댓글이 달렸으나, 일부 시청자들이 ‘마셔라’라며 음용을 재촉했다.
뤄샤오의 한 측근이 현지 언론에 밝힌 바에 따르면, 농약병에는 실제로 농약만 담긴 것이 아니라 일부 음료수가 섞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뤄샤오가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은 헤어진 남자친구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이 측근은 전했다.
뤄샤오가 숨진 후 가족들은 ‘마셔라’라는 댓글을 단 시청자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나, 한 변호사는 증거가 부족해 책임을 소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신경보(新京報)’는 전했다.
웨이보에는 이번 사건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한 네티즌은 “어쩌다가 우울증 환자에게 자살을 부추기는 일이 벌어졌나”라며 세태를 비판했다. “간접 살인” “진짜 나쁜 인간이 하나씩 있다” “인간 속에 악마가 숨어들었다”라고 댓글을 쓴 이들도 있었다.
한편, 진짜 농약인 줄 몰랐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정상인이라면 누가 생방송에서 진짜 농약을 먹으리라고 생각했겠나, 허세인 줄 알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개인 방송은 제한선이 없어서 생방송으로 내보내면 위험하다. 아이들이 보고 따라 배우기라도 하면 큰일”이라고 걱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