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여권 도입 계획 밝힌 지역…‘이중잣대’ 지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가 유력인사들에게만 느슨한 방역 규칙 적용한다는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20일(현지 시각) 온라인으로 열린 제72회 에미상 시상식은 대부분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유명인사들에게만 특별 대우해준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에미상 주최 측은 성명을 내고 시상식은 방송 제작물로서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 면제 대상이라고 해명했다.
주최 측은 성명에서 “에미상 시상식은 방송 제작물이며 출연자는 공연자로 간주된다”며 참가자들은 모두 코로나19(중국 공산당 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고 주장했다.
관할 당국인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는 주최 측 관계자들이 보건당국과 사전 조율했으며, 방송·영화 제작을 위한 방역수칙을 충분히 준수하고도 남도록 대비했다고 밝혔다.
이번 에미상 시상식은 방역을 위해 후보들의 레드카펫 입장과 현장 입장객 없이 진행됐다. 대신, 전 세계 140곳을 실시간 연결하는 온라인 행사로 치러졌다.
그러나 적잖은 배우, 음악가, 운동선수 등 유명인사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대형 연회장에 모여 원형 테이블에 둘러 앉아 파티 분위기를 연출했다.
LA 카운티는 각 주정부와 지방자치단체마다 서로 다른 수준의 방역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미국 내에서도 까다로운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 곳이다.
카운티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LA카운티 지역의 모든 실내 공공시설이나 개인 및 공적 장소, 모임공간에서는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영화나 방송 제작 시 면제된다는 내용은 없었다.
지난 15일에는 클럽, 술집 등 유흥시설과 공연장 등 다중이용시설 입장객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증명서(백신 여권) 또는 코로나19 음성 검사진단서 제시 요구 계획도 발표했다.
트위터 등 SNS에서는 LA 카운티 당국이 “이중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불만글이 다수 올라오며 비난 여론이 형성됐다.
시상자로 참여했던 배우 세스 로건마저 주최 측의 방역 수칙 위반을 지적하는 발언을 남겼다.
그는 “이 작은 방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부터 말하고 시작하겠다”며 “그들은 야외라고 말했다.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를 속였다”고 말했다.
한편, LA의 에미상과 쌍벽을 이루는 뉴욕 ‘메트 갈라쇼(Met Gala)’도 상황은 비슷했다.
패션계 최대 행사 중 하나인 이 쇼에 참석한 패션 디자이너, 모델, 일부 선출직 정부관리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이들의 맨 얼굴은 진행요원, 취재진의 마스크 쓴 얼굴과 대비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