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두 野의원 “외교부, 유엔에 거짓 회신…정부 권위 실추”

2021년 09월 16일 오후 5:40 업데이트: 2021년 09월 16일 오후 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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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언중법 표결 전 국회 공유 촉구…전달 안 돼”
“서한 공유 지연, 국회의장·여야 모두 따돌린 것”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언론중재법에 반대하는 유엔의 서한을 정부가 은폐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앞서 유엔은 지난달 27일 아이린 칸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의 “언론중재법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우리 외교부에 송부하면서 여야 정치권에 공유해 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최 의원은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표결에 앞서 개정안에 투표할 국회의원들에게 이 서한을 공유해달라고 정중하게 촉구한 대목”이라고 했다.

하지만 “국회의장이 보고받은 시점은 9월 2일 오전 9시”라며 “본회의가 있는 30일에는 국회의장도 여야 원내지도부도 미리 받아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지도부, 여야의원들에게 전달돼야 할 유엔인권이사회의 서한을 정부가 감춘 이유가 무엇인가”를 따졌다.

최 의원은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외교부는 표결예정일이었던 30일 오후 4시에 결재하면서 이를 대외비로 분류했다”며 “그 때문에 전자문서 시스템으로 국회 전달이 불가능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교부 절차에 따라 국회는 이를 번역한 9월 2일이 되어서야 의장에게 보고했다”며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지도부를 감쪽같이 따돌린 행위”라고 직격했다.

아울러 “이후 윤호중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국제문제가 됐다고 설명하고 표결을 연기했다”며 “정부의 서한 공유가 지연돼 민주당 원내지도부까지 황당하게 만든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 의원은 외교부가 유엔에 보낸 회신에 대해 “거짓 회신”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답변서에는 ‘서한은 국회와 공유되었음’, ‘주어진 기간 동안 국회의원, 언론계, 관련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국회 협의체를 구성하여 논의한다’고 나와 있다.

외교부가 유엔에 회신한 답변서 원문 | 최형두 의원실 제공

최 의원은 “외교부는 유엔에 ‘국회의원들에게 전달됐고, 그래서 8인 협의체가 가동되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며 “이게 나중에 공개되면 대한민국 외교부 권위가 실추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현재 8인 협의체가 가동되고는 있지만 외교부가 회신한 대로 전 사회적 기구는 아니다”라며 “이렇게 유엔에 거짓 회신을 하면 곧 드러날 텐데 조만간 유엔을 공식방문하는 대통령에게 커다란 누가 되는 것은 아닐지” 우려했다.

/ 취재본부 이윤정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