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형 유통업체, 하반기 식료품 가격 등 물가상승 심화 전망

잭 필립스
2021년 09월 14일 오전 9:07 업데이트: 2021년 09월 14일 오전 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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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이유로 대규모 부양책을 시행하는 가운데, 올해 연말 미국 식료품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소매업계 전망이 나왔다.

미국 식료품 소매 및 슈퍼마켓 분야 최대 체인업체인 크로거 임원은 최근 “인플레이션(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 상승이 예상보다 빠르다. 하반기 2~3%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크로거의 최고재무관리자(CFO) 개리 밀러치프는 합리적인 선까지는 업체 측에서 부담하겠지만, 어느 단계에서는 소비자에게 일정 부분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 최대 슈퍼마켓 체인 관계자의 이같은 발언은 백악관 관리들의 최근 행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관리들은 지난 수개월간 육류·가금류 가격이 오른 것과 관련해 육가공업체들을 비난하고 있다.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8일(현지 시각) 언론 브리핑에서 “4개 대기업이 미국 육류·가금류 시장을 대부분 지배하고 있고 팬데믹 기간 기록적인 이익을 창출하면서 가격을 인상해왔다”며 관련 자료를 제시했다.

디스 위원장은 JBS, 타이슨푸드 등을 지목해 “이 회사들은 올해 상반기에 기록적인 수익을 냈다”며 “같은 기간 육류·가금류 가격은 불균형적으로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육류 등 식료품 가격 상승 요인으로는 인건비와 운송비 상승도 지적된다.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 매장 입구 | 연합뉴스

톰 빌색 농무장관은 이를 언급하면서도 일부 업체가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뒤 “생산 농가들이 공정한 가격을 받고, 소비자는 식료품점이나 계산대에서 공정한 가격을 지불하도록 하는 게 우리가 하는 일”이라고 대응을 시사했다.

그러나 두 당국자는 미국의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7%, 전년 대비 8.3% 오르며 2010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않았다.

PPI는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을 반영해 산출하는 제조업의 활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3~6개월 후 경기 흐름을 가늠하게 하는 경기 선행지수다. 즉 PPI 상승은 원자재 가격이 올랐으며, 이 여파로 몇 개월 후 소비자 물가가 오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식품기업 네슬레 역시 내년 비용인상 인플레이션(투입요소의 비용 상승으로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게 되는 현상)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지난 7월 네슬레는 비용 증가로 인해 하반기에 아이스크림과 커피, 시리얼 등 주력 상품의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마크 슈나이더 네슬레 최고경영자는 원재료 가격 상승 외에 마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운송료 등 비용이 늘어나 더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네슬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열린 한 소비자 컨퍼런스에 참석해 “비용 증가 압박에 대해, 증가된 비용만큼 거래처와 소비자에게 전담하도록 하는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든 유통업체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하소연하는 것은 아니다. 올해 초 미국 또 다른 슈퍼마켓 체인 알버슨의 비벡 산카란 CEO는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수는 있겠지만 우리는 강한 소비층이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공화당은 인플레이션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발표하고 민주당 주도로 통과시킨 대규모 지출이 주된 원인이라며 대응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대규모 지출이 생산성 증가, 노동 공급 확대로 이어져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완화할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