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국가 미생물연구소에서 우한연구소에 보낸 것과 같은 종류
당시 연구소-관리당국 사이 이메일에선 ‘중국계 연구원의 주선’ 설명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감염자 샘플에서, 캐나다 국가 미생물연구소에서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로 보낸 것과 같은 종류의 바이러스가 유전자 조작 실험을 거친 상태로 발견됐다.
스탠퍼드 의대 조교수를 역임한 의사 스티븐 케이 박사는 우한연구소 측이 지난 2019년 12월 글로벌 유전자은행인 젠뱅크(GenBank)에 등록한 ‘원인불명 폐렴’ 감염자 샘플을 확인해 이 같은 사실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퀘이 박사가 발견한 바이러스는 ‘헤니파(Henipah) 바이러스’로 이는 치명적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캐나다 국가 미생물연구소에서 지난 2019년 3월 중국에 보낸 바이러스 샘플에 담긴 2종류의 바이러스 중 하나다.
다만, 젠뱅크에 등록된 ‘원인불명 폐렴’ 감염자 샘플 속 헤니파 바이러스가 캐나다 국가 미생물연구소에서 중국으로 보내진 바로 그 바이러스와 동일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젠뱅크는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에서 운영하는 유전체 서열 데이터베이스다. 전 세계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이용한다. 우한연구소 측도 지난 2019년 12월 이곳에 ‘원인불명 폐렴’ 감염자 샘플을 등록했다.
이후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로나19 발생 사실을 알리자, 세계 각국 연구자들이 우한연구소에서 올린 샘플을 연구했다. 퀘이 박사도 그중 하나였다.
그러나 대다수 연구자들이 해당 샘플 속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중공바이러스의 학명)만 살펴본 반면, 퀘이 박사는 샘플에 섞인 다른 미생물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에포크타임스에 이를 “이상한 것들을 낚기 위한 실내 낚시”라고 묘사하며, 동료 과학자들을 모아 샘플 속 여러 가지 유전체(게놈) 서열을 분석했다고 전했다.
퀘이 박사는 자신의 SNS 프로필에 의사이면서도 25년간 6개 이상의 회사를 설립한 과학자 겸 발명가, 생명공학 기업가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그가 남들 안 하는 일을 벌인 데에는 ‘기업가 기질’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퀘이 박사팀은 “실험실에서 여러 가지 실험으로 오염됐을 가능성을 나타내는 결과와 헤니파 바이러스의 증거물”을 찾아냈다. 그 하나가 유전자 조작된 니파 바이러스다.
니파 바이러스는 돼지, 사람 등에 발생하는 급성·열성 바이러스로 호흡기 증상, 신경증상, 치명적 뇌염 등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한다. 헤니파 바이러스의 일종이다.
에포크타임스는 캐나다에서 사스(SARS·급성호흡기증후군) 백신 개발 프로그램을 주도했던 조 왕 박사에게 자문을 구해 퀘이 박사팀의 발견을 검증했다.
왕 박사는 우한연구소가 젠뱅크에 등록한 ‘원인불명 폐렴’ 감염자 샘플에서 헤니파 바이러스를 찾아낸 퀘이 박사의 연구를 그대로 재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현재 왕 박사는 NTD 캐나다 지사에서 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캐나다 연구소에서 우한연구소로 보내진 치명적 바이러스
헤니파 바이러스는 캐나다 위니펙에 있는 국가 미생물연구소(위니펙 연구소)에서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 보낸 2종류의 바이러스 샘플에 들어 있던 바이러스의 하나다. 다른 하나는 2013년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던 에볼라 바이러스다.
우한연구소와 위니펙 연구소 사이의 연결 고리는 지난 2019년 7월 캐나다 연구소에서 쫓겨난 중국계 여성 연구원 추샹궈(邱香果) 박사다. 그녀의 남편인 청커딩(程克定)도 위니펙 연구소 직원이다.
추샹궈는 위니펙 연구소 재직 기간, 우한바이러스연구소를 여러 차례 공식 방문했으며, 우한연구소의 생물안전 4등급 실험실 근무요원 교육을 지원했다.
위니펙 연구소는 캐나다에서 유일하게 생물안전 4등급 실험실을 보유한 국가 핵심 연구시설 중 하나로 엄밀한 보안관리 하에 운영되지만, 추샹궈 박사로 인해 중국인들이 들락거릴 수 있었다.
캐나다 매체 글로브앤드메일에 따르며, 추샹궈의 활동 이후 위니펙 연구소의 과학자들이 중국 군사 연구원들과 치명적인 병원체 연구에 관해 협력했으며, 이 중 1명은 추샹궈의 제자 신분으로 위니펙 연구소에서 직접 근무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추샹궈가 중국 대학과 관련을 맺고 중국 학생들을 연구에 참여시켰다고만 보도가 났지만, 이들 모두 중국의 군 연구원이라는 것이다.
당시 캐나다 공중보건국은 ‘정책 위반’ ‘행정상의 문제’라고 설명했지만, 현지 언론에서는 연구기밀의 중국 유출과 관련됐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추샹궈와 청커딩은 올해 1월 연구소에서 공식 해고됐다. 그러나 캐나다 유일의 생물안전 4등급 연구소인 국가 미생물연구소에서 중국인 연구원 부부가 일하던 기간인 2019년 3월 니파 바이러스와 에볼라 바이러스라는 치명적 병원체 샘플이 중국 우한연구소에 보내진 사건은 엄연한 사실로 남게 됐다.
캐나다 야당은 올해 6월 이와 관련해 정부에 자세한 정보를 요구했지만, 캐나다 정부는 국가안보 우려와 개인정보 유출 등을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캐나다 공중보건국이 공개한 문서와 이메일에 따르면 헤니파 바이러스와 에볼라 바이러스 샘플은 위니펙 연구소의 승인 아래 우한연구소로 선적됐다.
또한 이 문서에는 우한연구소는 해당 샘플을 배양용으로 사용하려 한 것으로 적혀 있었다. 다만, 유전자 조작 실험 등에 사용할 것인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보수 야당과 캐나다 자유당 정부 사이에 벌어진 진실 공방
캐나다 공중보건국의 특수병원균 책임자인 데이비드 사프로네츠(David Safronetz)는 2018년 9월 발송한 이메일 중 한 통에서 당시 매튜 길모어 소장을 비롯한 위니펙 연구소 관계자들에게 “(우한)연구소를 신뢰한다”며 바이러스 샘플을 보낼 것을 통보했다.
길모어 소장은 답신에서 우한연구소에서 해당 샘플로 어떤 연구를 벌일 것인지, 왜 우한연구소가 다른 곳이 아닌 위니펙 연구소에 샘플을 요청한 것인지 질문하면서도 “당신이 이 그룹(우한연구소)을 신뢰한다는 사실을 알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사프로네츠는 이에 대한 답변 메일에서 우한연구소가 어떤 연구를 계획 중인지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면서, “우한연구소가 추샹궈 박사와의 연구 협력 차원에서 해당 자료를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측 연구소보다 우리 쪽에서 자료를 지원받기 더 쉽기 때문”이라며 “이런 샘플을 제공할 수 있는 더 가까운 다른 연구소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위니펙 연구소 길모어 소장은 현재 연구소를 퇴직하고 영국의 한 생명공학 연구 기업으로 이직했다.
현재 캐나다 야당은 위니펙 연구소 측에 치명적인 바이러스 샘플이 중국으로 보내지게 된 경위와 중국이 우한연구소에서 바이러스에 없었던 기능을 탑재하는 ‘기능획득연구’(Gain of Function)를 벌이고 있음을 알고 있는지 추궁하고 있다.
이에 연구소 측은 지난달 22일 열린 캐나다 의회 하원 청문회에서 “기능획득연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우한연구소에 샘플을 보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자리에서 보수 성향의 존 윌리엄스 하원의원은 “중국 정권은 기술을 훔치고 거짓말한 전례가 있다”며 중국 국영 연구소 측 약속을 곧이곧대로 믿은 이유에 대한 추가적인 해명을 요구했다.
기능획득연구는 주로 감염성과 치명성을 높이는 쪽으로 이뤄진다. 미래에 발생할 치명적 질병을 미리 연구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러나 생물무기 연구로 이어질 수 있어 미국은 2014년부터 규제하고 있으며, 2017년 전담 위원회를 신설해 관리하고 있다.
기능획득연구는 미국 의회에서도 논란거리다. 미 백악관 최고 의료자문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 역시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 연구자금을 지원한 사실이 드러나 지적을 받았다.
미국의 보수당인 공화당 랜드 폴 상원의원은 우한바이러스연구소가 발표한 코로나바이러스 연구논문들은 이 연구소가 기능획득연구를 진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를 부인했으나,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코로나바이러스 연구논문에는 치명적 바이러스의 감염성을 높이는 실험 내용이 담겨 있다.
한편, 캐나다에서 우한연구소로 바이러스가 보내진 경위를 캐던 보수 야당의 노력은 진보 여당의 방해로 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캐나다 하원은 정부에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으나, 법원 판결을 통해 공개가 보류됐다.
이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다음 달 조기 총선을 선언하면서, 사안이 계속 진행될지 불투명해진 상태다.
/오미드 고레이시 기자
* 에포크타임스는 세계적 재난을 일으킨 코로나19의 병원체를 중공 바이러스로 부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