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의 철수에 즐거워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탈레반의 복귀를 미국을 비롯한 서구 자유민주진영의 실패로 선전하면서 정권 이양에 바쁜 탈레반을 대신해 분주하게 일하고 있다.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중국은 탈레반을 지지했다. 16일(현지시각) 유엔 안보리 아프간 문제 긴급회의에서 중국은 “유엔은 탈레반을 테러조직 명단에서 제거해야 한다”고 독촉했다.
겅솽(耿爽) UN 주재 중국 부대표 겸 특명전권대사는 “아프가니스탄 국민의 뜻과 선택을 존중해야 하며, 현재 가장 중요한 임무는 전쟁으로 짓밟힌 국가의 평화와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한 중국인 트위터 이용자(@LT視界)는 “탈레반은 중국에 감사 인사하러 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런가 하면 대내적으로는 탈레반 정당화가 한창이다. 전 세계가 아프간 정부의 충격적 몰락에 숨죽여 지켜보던 16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공식 웨이보에 ‘60초 동안 알아보는 탈레반’이라는 제목의 1분짜리 영상을 게재했다. 탈레반의 공격을 정당화하는 내용이었다.
이 영상은 웨이보 실시간 인기 검색어 순위 5위에까지 올라갔지만 “탈레반을 너무 대놓고 선전해준다”며 웨이보 이용자들의 반발을 샀다. 한 네티즌은 “탈레반을 정당화하는 것은 가장 비인간적인 행위”라고 댓글을 달았고, 영상은 논란 끝에 이날 오후 7시께 삭제됐다.
중국 문제 전문가 친펑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탈레반의 승리를 아프간 국민의 선택으로 본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시각은 매우 비논리적이며 도덕성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친펑은 “아프간인 중에는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을 반기는 사람도 있지만, 탈레반 정권 시절의 폭력과 인권 암흑기를 기억하며 공포에 떠는 아프간인들도 적지 않다”며 “탈레반 정권에 반대하면 아프간 국민이 아니라는 것인가”라며 반문했다.
이어 “중국인들은 비슷한 주장에 익숙하다. 중국 공산당은 자신들의 집권을 ‘중국 국민의 선택’이라고 선전해왔다. 이는 전형적인 강도의 논리다. 정권 무력찬탈이 ‘국민의 선택’이라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중국 점령도 중국인의 선택인가?”라고 비판했다.
친펑은 “어제, 우리는 외신을 통해 죽을 각오로 아프간을 떠나는 비행기에 매달리는 아프간 사람들을 목격했다. 미군 C-17 수송기가 카불 공항에서 이륙할 때, 선미 부분에서 검은 점이 지상에 떨어지는 장면이 포착됐다. 랜딩 기어에 매달렸던 아프간 사람이었다. 그만큼 잔인한 정권의 통제를 받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비참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탈레반은 아프간 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다. 이들은 1996년 무력으로 아프간에서 정교합일 정권(정치와 종교를 합친 정권)을 수립했고, 극단적인 정책을 시행했다. 탈레반이 집권하자, 여성은 교육과 취업이 금지됐고 13세가 되면 결혼해야 했다. 남성이 동행해주지 않으면 마음대로 외출조차 할 수 없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탈레반 정권은 오사마 빈라덴 등 알카에다 조직을 숨겨주고, 이슬람의 지하드를 지지해 미국과 동맹국들로부터 테러조직으로 지정됐다.
같은 해 11월 미국의 반격이 시작됐다. B2 스텔스기와 무인정찰기를 동원한 미국의 총공격에 탈레반은 순식간에 무너지고 정권은 축출됐다. 하지만 탈레반은 사라지진 않았다. 험준한 파키스탄의 산악지대는 탈레반 잔존 세력의 은신처가 됐다.
이후 탈레반은 인질극이나 테러 공격으로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었다. 2007년에는 한국인 국민 23명을 납치해 2명을 살해했다. 당시 한국에는 위험지역으로 선교 여행을 떠난 피랍자들을 나무라는 여론이 있었으나, 탈레반이 잔인한 테러조직이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친펑은 “탈레반 배후에는 파키스탄, 카타르, 그리고 중국 공산당이 있다”며 “중국 공안부는 과거 중동 테러조직을 훈련시켜왔고, 탈레반 무장 대원도 훈련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로 망명한 중국 체제 내 인사인 작가 겸 법학자 위안훙빙(袁紅冰)은 자신의 동료가 ‘테러리스트 1명을 훈련시키는 데에는 1만 달러면 충분하지만, 그 비용으로 미국의 막대한 인력과 재력을 소모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며 테러조직은 미국을 상대하는 중국의 체스 말이라고 설명했다.
/장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