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대법원, 의회 불출석한 민주당 의원들 체포 승인

잭 필립스
2021년 08월 11일 오전 9:18 업데이트: 2021년 08월 11일 오전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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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대법원이 회기 중 지역을 이탈한 민주당 하원의원들에 대한 체포를 허용했다.

대법원은 10일(현지시간) 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 및 구금 권한을 제한한 하급법원 명령을 무효화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공화당 소속인 데이드 펠런 하원의장과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하급법원 판결을 뒤집어달라고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두 사람은 대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의원들의 출석을 강제하는 것은 텍사스 헌법이 부여한 의회의 권한”이라며 하급법원 판결이 헌법에 따른 의회의 권한을 위법적으로 제한했다고 주장했고,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앞서 지난달 민주당 의원들은 의회 다수당인 공화당이 주도하는 투표법 개혁안을 저지하고자 회기 중 텍사스를 떠나 워싱턴으로 집단 도주했다. 지난달 12일 민주당 의원 50여명은 주법에 따라 체포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비밀리에 비행기를 타고 텍사스를 빠져나갔다. 나머지 의원 10여명 중 일부도 차량을 타고 워싱턴으로 향했다.

이에 애벗 주지사는 “의회에 강제 복귀시킬 수 있다”며 민주당 의원들에 체포 명령을 내렸고, 펠런 하원의장은 이를 지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의회 복귀를 위한 전세기편을 마련하는 등 워싱턴에서 도피행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을 압박했다.

애벗 주지사는 대법원판결이 나온 뒤 성명을 통해 “텍사스주 대법원은 텍사스 민주당 의원들의 헌법 훼손과 선출직 공직자로서의 임무 태만을 신속하게 차단했다”고 환영하고 민주당은 “체포 명령의 효력을 정지시키기 위해 가처분 신청을 지방법원에 내겠다”고 불복의사를 나타냈다.

민주당 의원들은 워싱턴에서 성명을 내고 “공화당 그레그 애벗 주지사와 데이드 펠란 하원의장은 이참에 정치적 라이벌을 체포하려 한다”며 “시민들의 투표권을 보장하기 위해 맞서겠다. 법원의 가처분 심리 결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텍사스 민주당 소속 에린 쯔바이너 의원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동료 의원들과 텍사스를 떠난 지 한 달이 되어가지만, 오늘 대법원판결과 관계없이 내가 있을 곳을 정할 것”이라며 의회 복귀를 거부했다.

그러나 민주당 모든 의원들이 대법원판결에 맞서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의원들은 텍사스로 돌아가는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 민주당 소속 셀리아 이스라엘 의원은 이날 대법원판결이 나오기 전 텍사스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어쩔 수 없다. 체포 명령이 다시 효력을 발휘하기 전에 의회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애벗 주지사는 7월 임시회기에서 투표법 개혁안 표결이 무산되자 8월에 재차 임시회기를 열어 밀린 법안을 처리해 줄 것을 의회에 요청했다.

텍사스 공화당은 주 하원 전체 150석 중 83석으로 과반 이상을 차지해 법안 단독 통과가 가능하다. 하지만, 의회 개회를 위해서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출석이라는 정족수를 채워야 한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재적의원 과반만 출석해도 의사진행이 가능한 곳도 있지만 텍사스 주법에서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출석을 규정하고 있다.

/잭 필립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