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다이허(北戴河) 비밀회의가 다가옴에 따라 시진핑의 3기 인사 구도와 함께 시진핑이 베이다이허 회의에 참석할지 여부를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매년 8월경 전현직 공산당 지도자들이 이 해변 휴양지에 모여 주요 정책과 고위직 인사 문제를 논의하는데, 이는 마오쩌둥(毛澤東) 시대부터 내려오는 전통이다.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하며 구체적인 일정이나 의제는 공개하지 않는다.
일본의 대표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7일 해당 지역이 현재 완전히 봉쇄됐다고 전했다. 베이다이허 톨게이트에서 한 경찰관이 기자의 자동차를 검사하고 심지어 필통 속 내용물까지 촬영할 정도였다.
베이다이허에 들어서자 다른 경찰관이 달려와 기자가 불법으로 관문을 넘었다며 차 열쇠를 압수했다.
심지어 혐의가 풀린 뒤에도 흑색 승합차 두 대가 취재진을 줄곧 따라붙었고, 기자가 뷔페에 앉아 식사할 때도 사복 경찰로 보이는 사람 두 명이 인근 테이블에 앉아 감시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 공산당 ‘원로’들이 시진핑의 행보에 화가 나 있어 시진핑이 직접 베이다이허를 찾아 이들을 다독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공산당 내부 인사의 말을 인용해 “일부 정치국 상무위원들은 원로들에게 불려가지 않기 위해 8월 일정을 모두 채워놓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진핑이 베이다이허에 가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지난해 중국 매체들은 베이다이허 회의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 당시 기승을 부렸던 코로나19(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을 핑계로 불참했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만약 시진핑이 다음 달 베이다이허 회의에 불참한다면, 이는 시진핑이 당내 원로들과 논의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인사 및 주요 정책을 결정할 수 있을 정도로 권력을 공고히 다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시진핑과 의견이 맞지 않는다는 소문이 돌던 장쩌민(江澤民) 전 공산당 총서기는 7월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는 장쩌민의 영향력이 더욱 약해졌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공산당 내부의 ‘칠상팔하(七上八下)’라는 불문율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20차 당 대회가 개최될 때 만 68세가 된 고위직 관리는 물러나야 한다. 따라서 올해 만 68세인 시진핑은 2022년 가을 차기 당대회에서 물러나야 한다. 하지만 현재로선 그럴 뜻이 없어 보인다.
베이징의 한 유명 대학의 중국 근대사에 정통한 교수는 “시진핑은 자신을 예외로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공산당 고위층이 직면한 또 하나의 중요 문제는 리커창 총리가 2023년 3월 임기를 마치면 누가 그 자리를 이어받느냐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시진핑 측근 중 한 명이 발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당서기, 리창(李強) 상하이시 당서기, 리시(李希) 광둥성 당서기가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