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5월 28일 자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미 대통령이 버지니아 군사기지를 시찰하면서 미군에 발표한 담화 내용이 충격을 안겼다. 바이든은 “미국은 민주국가와 전제국가의 싸움 한복판에 있다. 과거에 시진핑이 내게 ‘2030년 또는 2035년 이전에 미국을 소유(own)하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일부 독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말이 과장됐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시진핑이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을 제안했을 때 중국공산당은 사실상 세계 패권을 선언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공산당이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세계 각국 정부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국공산당은 이를 위해 전 세계에 ‘돈 뿌리기’ 전략 또는 ‘금전 외교’를 개시했다.
중국공산당, 글로벌 ‘돈 뿌리기’ 정책 개시
중국 지도자는 2013년 이후 해외 방문을 자주 하며 5개 대륙을 누볐다. 그가 해외 방문을 할 때마다 무상 원조, 채무 탕감, 채무 이자 탕감, 외국인 대학생 무상 교육, 무료 인프라 건설, 무이자 대출 등의 형태로 외국 원조가 이루어졌다. 이 때문에 중국인들은 시진핑에게 ‘돈 살포자(大撒幣)’라는 별명을 붙였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산하 카네기-칭화 국제정책센터가 1964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공산 정권은 중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되는데도 외교적으로 인정을 받기 위해 많은 아프리카 국가를 상대로 ‘금전 외교(checkbook diplomacy)’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문화대혁명이 끝날 무렵, 대규모 대외 원조 사업은 마오쩌둥의 통화정책의 일부가 됐다. 1971년부터 1975년까지 해외 원조는 정부 총지출의 5.9%를 차지했고, 이 비율은 1973년에 6.9%로 정점을 찍었다.
중국공산당의 부채 탕감의 역사
21세기 초부터 부채 탕감은 중국 외교의 중요한 도구 중 하나가 됐다.
2006년 11월, 후진타오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는 중국과 외교관계가 있는 최빈국과 모든 아프리카 빈국이 중국에 지고 있는, 2005년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막대한 대출 부채를 탕감해 주었다. 이 뉴스는 중국공산당 기관지 신화통신이 아무런 설명 없이 짧게 보도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環球時報)의 2017년 8월 7일 보도에 따르면, 2013~2017년 8월까지 중국의 대외 원조(차관 포함) 금액은 8774억 달러(약 991조8000억 원)에 달했다.
국가별 내역은 베네수엘라 650억 달러, 러시아 4000억 달러, 인도네시아 500억 달러, 라틴아메리카 1180억 달러, 브라질 100억 달러, 에콰도르 120억 달러, 아프리카 600억 달러, 앙골라 74억 달러, 중동 국가 550억 달러 등이다.
시진핑은 베이징에서 개최한 ‘2018년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외교관계가 있는 아프리카 최빈국, 과다채무빈국(HIPC), 내륙개도국(LLDC), 소도서 개도국의 미상환 차관 채무를 2018년 말까지 탕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재해를 입은 아프리카 국가에 앞으로 3년 동안 1억 5600만 달러어치의 식량을 지원하고, 무상원조·무이자대출·특혜차관 150억 달러와 신용대출 200억 달러를 제공하고, 중국-아프리카 개발기금 설립에 100억 달러와 아프리카 상품 수입 특별자금 5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중국 기업이 3년간 아프리카에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도록 할 계획이다.
중국공산당은 2018년 이후 대외 원조 관련 보도를 엄격히 금지해 왔다. 따라서 일부 수치는 외신에 의해 뒤늦게 알려졌다. 네티즌들의 추산에 따르면, 중국공산당이 2013년부터 현재까지 대외원조에 3조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이 수치는 확인할 수 없지만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급감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네티즌들의 주장이 사실일 수 있다.
미국의소리(VOA)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의 ‘돈 뿌리기’는 어리석은 짓이 아니라 부의 이전을 위한 치밀한 전략이다. 즉 이 같은 전략은 납세자의 재산을 공산당 특권계층의 집안과 훙얼다이(紅二代·공산당 혁명원로 2세)의 호주머니로 이전하려는 것이다.
VOA는 이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중국공산당의 해외 원조는 일반적으로 현금이 아니라 프로젝트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 돈은 관얼다이(공산당 고위 관리의 후손)나 훙얼다이가 운영하는 다국적 기업의 계좌로 송금된다. 그들은 그 돈 대부분을 가로채고 나머지 일부 자금으로 프로젝트를 하청 줄 것이다. 따라서 해외 원조는 사실상 중국공산당 고위 관리들을 위한 돈세탁 수단이다.”
‘돈 뿌리기’에 민중의 원성 고조
2018년 7월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에만 중국이 외국 정부에 제공한 저금리 또는 무이자 대출이 2조2600억 위안(약 3530억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중국 남방 지역 10개 성(省)에서 홍수 피해가 발생했을 때는 8억 위안(약 1억 2500만 달러)밖에 지출하지 않았다.
베이징 인권변호사 니위란(倪玉蘭)은 2018년 7월 26일 RFA와의 인터뷰에서 시진핑의 해외 방문과 대외 원조에 대해 “왜 우리는 지금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려도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2018년 8월 2일, 쑨원광(孫文廣) 산둥(山東)대 퇴직 교수는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진핑에게 아프리카에 돈을 살포하지 말라는 공개서한을 썼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진핑은 이른바 ‘원조’와 ‘투자’를 계속했다. 시진핑은 공개서한의 제안을 수용하기는커녕 쑨 교수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다. 경찰은 쑨 교수가 VOA와 전화 인터뷰를 하는 동안 그의 집에 침입해 84세 노(老)교수를 체포했고, 학교는 그의 퇴직 연금을 삭감했다.
‘돈 뿌리기’ 전략의 정치적 노림수
아래는 중국공산당의 ‘돈 뿌리기’ 전략의 숨은 정치적 계략에 대한 보편적인 견해이다.
◇ 약소국을 ‘부채의 덫’에 빠뜨려 그 국가의 주권 또는 전략적 거점과 맞바꾸려는 전략
중국공산당은 ‘원조’라는 명목으로 약소국에 거액의 차관을 제공해 결국 빚더미에 올라앉게 한다. 중국공산당은 겹겹이 채무 덫을 쳐서 원조를 받는 국가가 결국 주권의 일부를 양보해 중국공산당의 내정 간섭을 허용하게 하거나, 소국에 일부 지역 또는 인프라 소유권을 양도하거나 장기적으로 임대하게 함으로써 중국공산당이 ‘전략 거점을 차지’하는 목표를 달성한다.
예를 들면 스리랑카의 중요 항구인 함반토타항은 중공에 99년간 임대할 수밖에 없었고, 파키스탄의 과다르항은 향후 40년간 운영 수익의 91%를 중공에 내줘야 했다. 이 항구들은 중국공산당이 인도양에서 군사 확장을 위한 중요한 전략적·경제적 거점이 된다.
또한 중국공산당은 파푸아뉴기니 등 남태평양 소국들에 대한 대출을 통한 침투를 강화하고 있다. 그 목적은 태평양 지역에서 발판을 마련해 미국과 동맹국의 1, 2 도련선 봉쇄선을 뚫는 동시에, 군사적으로 미 해군과 공군의 영향력을 약화시켜 동태평양 지역과 호주, 뉴질랜드 등의 지역으로 군사력을 확장하는 데 있다.
◇ 경제적 하드파워를 샤프파워로 바꿔 다른 나라에 영향을 미치려는 전략
마르크스주의 ‘경제결정론’은 중국공산당의 황금률이다. 금전으로 매수하는 것은 국제적 영향력을 얻는 가장 빠른 길이다.
이 때문에 중국공산당은 많은 국민이 여전히 빈곤에 허덕이고 있고 국내 경제가 위기에 처해 있는데도 외국 정치인들에게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정권에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돈 뿌리기’에 여념이 없다.
◇ 세계 패권을 잡기 하기 위한 비밀 전략
중국공산당이 적극적으로 ‘일대일로’를 통해 대외로 확장하고 샤프파워를 과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근본 목적은 세계 제패다. 마이클 필스베리 미국 허드슨연구소 중국전략센터장은 그의 저서 <백년의 마라톤>에서 중국공산당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인 2049년 전에 미국을 대체해 세계를 제패하겠다는 비밀전략을 수행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중국공산당은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중국공산당의 세계 제패 야심은 만천하에 알려져 있다.
◇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전략
지난 몇 년 동안 미국은 경제와 군사력 방면에서 다소 약화됐다. 따라서 중국공산당은 일대일로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적으로 돈을 마구 뿌리며 전 세계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미국을 경제적·정치적으로 미국과 다른 국가들 간의 관계를 이간질하고 심지어 미국에 맞서게 하고 있다.
◇ ‘대외원조’라는 명분으로 중국공산당 기득권 집단에 이익을 넘기려는 전략
중국공산당은 겉으로는 외국에 경제 원조를 한다고 하지만, 그 내면에는 추악한 계략이 숨어 있다. ‘돈 뿌리기’ 전략은 공산당 고위 간부들과 원로들의 자제인 태자당(太子黨)이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고, 그 목적은 중국 정부가 납세자의 돈으로 대외 원조를 하면서 피원조국에 모든 인프라 사업을 중국공산당 기득권 집단에 넘기라고 요구하는 데 있다.
/구펑(古風·필명) 중국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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