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5월 28일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미 대통령이 버지니아 군사기지를 시찰하면서 미군을 대상으로 발표한 담화 내용이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바이든은 “미국은 민주국가와 전제국가의 싸움 한복판에 있다. 과거에 시진핑이 내게 ‘2030년 또는 2035년 이전에 미국을 소유(own)하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일부 독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말이 과장됐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시진핑이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을 제안했을 때 중국공산당은 사실상 세계 패권을 선언한 것이다.
중국공산당이 세계를 제패하려면 먼저 미국을 무너뜨려야 하고, 미국을 무너뜨리려면 달러(글로벌 결제시스템)의 국제적 지위부터 무너뜨려야 한다. 이것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출현한 배경이다.
AIIB이 2016년 처음 설립됐을 당시 중국공산당은 이렇게 발표했다.
“AIIB는 아시아 국가들의 상호 연결과 경제 통합을 촉진하기 위한 지역 투자 은행이며, 지역 내 인프라 건설에 초점을 맞추었다. 중국이 제안한 지역성 금융기관으로서의 운영이 본격화되면서 AIIB는 교통·에너지·전기통신·농업·도시발전을 포함한 각종 분야의 투자 부흥을 위해 대출, 주식투자 및 담보 제공 등의 금융 지원을 제공한다.”
내용을 보면 중공이 설립한 AIIB는 아시아 각국의 인프라 건설 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사실상 AIIB는 처음부터 전 세계로 손을 뻗었다. 중국 포털 바이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7월까지 AIIB에 가입한 나라는 103개국이며, 투자 범위는 전 세계 5개 대륙을 포함한다. 또한 중점적인 투자는 아시아가 아닌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이뤄지고 있다. 중국공산당이 AIIB가 아시아 각국의 인프라 건설 투자를 겨냥하고 있다고 선전한 것은 중국공산당의 야심을 감추기 위한 속임수에 불과했다.
2021년 4월 4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AIIB는 적합한 시기에 세계 인프라 투자은행으로 승격될 수 있다’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인민일보는 이 글에서 “코로나19 및 일련의 글로벌 재정 위기, 세계 인프라 건설 수요 및 막대한 자금 부족 등의 문제에 직면해, 이제는 국제사회가 국제통화 시스템(브레튼우즈 체제)을 개선하거나 재구성할 때”라며 “이러한 배경하에서 AIIB를 글로벌 인프라 투자은행으로 격상하고, 중국·미국 등 대륙 국가의 협력을 강화하고,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AIIB 설립 이면에 숨겨진 중국공산당의 의도
AIIB 설립에는 중국공산당의 아래와 같은 의도가 깔려있다.
첫 번째는 AIIB를 통해 전 세계에 ‘아시아통화단위(AMU)’를 발행함으로써 국제 결제 시스템에서 달러의 지위를 대체하려는 것이다.
2014년 10월 29일,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AIIB가 미국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예리한 무기’가 될 것’이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했다.
“오바마 정부의 압박으로 일본, 한국, 인도네시아, 호주는 AIIB 지원을 거부했지만, 아시아 국가 대부분이 지지한 것은 지역 통합을 약화하려는 백악관의 노력이 중국 위안화 외교 앞에서는 극히 제한적임을 반영한다. 간단히 말해서 새로운 메커니즘의 도입은 브레턴우즈 체제의 버팀목에 대한 공개적인 도전으로, 금융 지역화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거버넌스 모델로의 전환을 이끌 것이다. 언젠가는 ‘미국의 시대’는 베이징의 다극화 부상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의 서광 앞에서 무너질 것이다.”
2019년 12월 16일, 야후는 ACU가 홍콩에서 공식 출시됐으며 세계에서 신뢰도와 영향력이 가장 높고 고객을 가장 많이 보유한 세계 최고의 애플리케이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두 번째는 중국공산당이 AIIB를 통해 위안화 세계화를 추진하려는 것이다.
2017년 2월 13일, 성쑹청(盛松成) 중국인민은행 조사통계국장은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대일로’ 참여 국가와의 무역 및 투자가 더욱 편리해지면서 중국과 연선 국가들 간의 경제 및 금융 협력이 더욱 긴밀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AIIB와 ‘실크로드 펀드’가 설립됨으로써 중국 자본계정 개설과 위안화 국제화가 촉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 번째는 중국공산당이 AIIB의 지분과 채권을 통해 각 회원국을 묶어두어 국제적으로 미국을 고립시키려는 것이다.
2015년 3월 30일, 환구시보는 ‘AIIB의 친구들이 42개로 확대돼 미국이 날로 고립되고 있다’는 제하의 글에서 “중국 주도의 AIIB에 가입 신청을 하는 국가가 늘면서 미국은 갈수록 고립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야후닷컴의 지난 1월 1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공산당은 일대일로를 통해 약소국에 전략적 대출을 제공하고 파키스탄과 스리랑카 등 16개국에 ‘채무 외교’를 펼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전략적 자원 확보와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브라마 첼라니(Brahma Chellaney) 인도 정책연구센터 교수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베이징이 추진하는 일대일로와 AIIB는 사실상 ‘신용 제국주의’라고 주장하면서 저렴한 대출로 상대국을 위협하고 한데 묶어 천연자원을 약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7년 12월 스리랑카는 채무를 상환할 능력이 없어 함반토타 항구 및 항구 주변 1만 5000에이커의 토지를 중국 정부에 99년간 임대하기로 했다. 이는 중요한 상업 거점이자 군사상의 전략적 거점을 중국공산당에 뺏기다시피 제공하는 것으로,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다른 국가들에 경종을 울렸다.
네 번째는 AIIB를 통해 중국의 과잉 생산능력을 수출하려는 것이다.
야후닷컴의 지난 1월 1일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 당국은 AIIB, 중국수출입은행, 국가개발은행을 통해 일대일로 인프라 건설을 추진하면서 경쟁 입찰을 거부하고 수익성이 좋은 공정을 중국 국영기업에 맡기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은 현지 주민이 우려하는 문제를 고려할 동기가 없다.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베이징이 지원하는 유라시아 30개국의 교통 인프라 프로젝트의 89%는 중국 기업들이 맡고 있다.
캐나다 의회, 정부에 AIIB 탈퇴 권고
빈과일보의 지난 2월 18일 자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하원 재무위원회가 정부에 중국공산당이 주도하는 AIIB 투자에서 손을 뗄 것을 권고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웨인 이스터 자유당(여당) 하원의원은 캐나다 정부는 서방 민주국가에 가하는 중국공산당의 심각한 위협을 똑똑히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캐나다에서 중국공산당의 영향력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며 중국계 캐나다인들을 협박할 뿐만 아니라 캐나다 각 분야에 침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뤼도 정부는 2017년 9억 9500만 달러를 출자해 AIIB에 가입했지만 보수당은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캐나다 외교부(Global Affairs Canada)는 베이징이 AIIB를 설립한 이유는 경제 영향력을 이용해 중국공산당의 통치 모델을 전 세계에 수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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