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기초 기술에 대한 베이징 당국의 야심이 팽배하고 있어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우려하고 있다. 현재 한 네덜란드 기업이 판매하는 대형 장비가 핵심 지렛대가 됐다. 이는 중국이 이를 확보할 수 없는 데다 비슷한 설비를 직접 만드는 데 최소 10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4일 네덜란드의 노광장비 생산업체인 ASML이 만든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누가 가장 앞선 마이크로칩을 만들 수 있을지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복잡한 장비는 최첨단 칩 제조의 필수 조건으로 간주되며 지정학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미국, 독일의 전문 기술과 부품을 사용하고 수십 년에 걸쳐 개발한 이 EUV 노광장비는 2017년 양산에 들어갔다. 기계의 크기와 모양은 버스 한 대 정도로, 기계당 1억 5천만 달러의 비용이 든다. 고객에게 운송하려면 컨테이너 40개와 트럭 20대, 보잉 747 항공기 3대가 필요하다.(EUV노광장비 이미지 링크)
미국 인터내셔날 비즈니스 머신(IBM)의 한 고위급 임원은 EUV 노광장비는 인류 역사상 가장 복잡한 기계라고 말했다. ASML이 2017년 상용 EUV 모델을 출시한 이후 약 100대가 판매됐고 구매자 중에는 삼성과 TSMC가 포함된다.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성공적인 로비로 네덜란드 정부는 중국에 EUV 노광장비를 팔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며 현재 바이든 행정부도 입장 전환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중국은 구매할 수 없다.
조지타운대 산하 보안및신기술센터(CSET)의 윌 헌트 연구원은 이 설비가 없다면 제조사는 선도적인 칩을 생산할 수 없으며 해당 설비는 오직 네덜란드 회사인 ASML만이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CSET는 중국이 비슷한 설비를 직접 만드는 데 최소 10년이 걸릴 것으로 본다며 “이는 중국 입장에서 보면 실망스러운 일이다”라고 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가 올봄에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자급자족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최소 1조 달러가 소요된다. 하버드 경영대 윌리 C. 시 교수는 이 목표는 누구에게나 “완전히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는 외국 반도체 제조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50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방 정부의 많은 부처, 특히 국방부는 대만의 주요 반도체 제조사에 대한 미국의 의존을 우려해왔다.
2019년부터 네덜란드는 중국에 EUV 노광장비 수출을 제한하기 시작했지만, ASML이 중국에 판매하는 구형 시스템은 매출의 약 15%를 차지한다. 미국 인공지능 국가안보위원회(NSCAI)는 3월 의회와 바이든 대통령에게 제출한 최종 보고서에서 중국에 대한 ASML 기기 수출 통제를 다른 최첨단 ASML 기기로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현재 ASML의 시가총액은 285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월가의 투자은행인 에버코어 ISI의 C.J. 뮤즈 분석가는 ASML은 “당신이 들어본 적 없는 가장 중요한 회사”라고 말했다.
/차이나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