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애리조나 마리코파 카운티, 2020년 선거 감사 종료 촉구

2021년 05월 19일 오전 10:20 업데이트: 2021년 05월 19일 오전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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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주 마리코파 카운티 공무원들이 선거 감사 종료를 촉구하고 나섰다.

마리코파 카운티 감독위원회와 공무원 2명은 17일(현지시간) 캐런 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에게 서한을 보내 “우리를 미국인으로 규정하는 민주당 기관과 국가 그리고 상원의 이익을 위해 이제 이것(감사)을 끝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위원회는 14쪽 분량의 서한에서 2020년 대선 때 카운티에서 행사된 투표지 전체 208만 장에 대한 재검표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반박했다.

앞서 판 원내대표는 재검표 과정에서 투표용지 숫자 불일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200표여야 할 투표지 묶음에서 실제 투표숫자가 165표였다는 것이다.

또한 선거 장비의 무결성을 보존하기 위한 연계 보관성(CoC) 문서가 없었고, 2020년 선거용 데이터베이스가 삭제된 것을 발견했다고 했다.

이에 위원회 측은 “거짓이고 명예 훼손이며 상원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들은 상원 선거 감사팀 연락 담당관인 켄 베넷 전 애리조나주 국무장관(공화당)에게 적절한 CoC 문서를 제공했다고 반박했다. 또 투표용지 숫자 불일치는 도표 작성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며 투표지를 보관한 각 상자마다 포장 테이프로 봉인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가 삭제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아울러 전자개표기 비밀번호를 알려달라는 상원 선거 감사팀의 요청을 거부한 데 대해서도 전자선거시스템 업체인 도미니언이 카운티 측에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지난주 도미니언은 투표시스템 전반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관리자 계정 접속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도미니언은 선거 감사를 주도하고 있는 사이버 보안업체 ‘사이버 닌자스’가 미 선거지원위원회(EAC)의 인가를 받지 못한 업체라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카운티 측은 선거 운영에 비밀번호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카운티 사무 담당관인 스티븐 리처는 이날 회의에서 모든 선거 데이터베이스가 상원에 보내진 것을 봤고 선거 운영에 도미니언 비밀번호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운영체제의 소스코드에 접속하지 않고도 컴퓨터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를 실행할 수 있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감사 중단을 요구하는 카운티 측 입장은 이번에 잠시 중단된 포렌식과 재검표 작업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감사 작업은 주 상원이 재검표장으로 임대한 피닉스시 재향군인 기념관 대여 기간이 지난 14일 만료되면서 중단된 상태다. 감사팀은 장소 임대계약을 연장해 내주 감사 작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카운티 감독위원회는 인터넷 공유기(라우터)나 라우터 가상 이미지(내부 데이터를 사진 찍듯 저장한 파일) 제공도 거부하고 있다.

maricopa county
지난 6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 마련된 재검표장에서 재검표 요원들이 투표지를 개표하고 있다. | Matt York/AP Photo 연합

이와 관련해 판 원내대표는 이번 서한에 대한 에포크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감사 진행 상황을 보고받고 사태 해결을 위해 청문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판 대표는 카운티 측이 라우터 제공을 거부하자 소환장 집행 불응 시 카운티 공무원들을 청문회에 소환하겠다며 압박했지만, 지난주 이를 철회하고 카운티 감독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18일로 예정된 회의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위원회 측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답하면서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카운티 슈퍼바이저 빌 게이츠(공화당)는 “(소환장이 합법이라는) 판사의 결정은 존중했지만 정치 극장인 회의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리코파 카운티 감독위원회는 이번 선거 감사를 놓고 주의회 상원과 수개월 간 법적 분쟁을 치렀다.

지난해 위원회는 주의회 상원이 발부한 소환장이 위법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 선거 재조사 추진을 막아왔다.

이에 지난 2월 카운티 고등법원 판사는 “소환장은 합법적”이라면서 위원회 측에 증거물을 제출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위원회가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라우터 역시 소환장에서 요구하고 있는 증거물이다.

위원회에선 감사 종료를 촉구하며 더는 주 상원과 감사팀에 협력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카운티 감독위원회 잭 셀러스 위원장은 “위원회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지불한 선거 장비와 유권자들의 투표용지를 가지고 조사하는 사람들에게 그 어떤 것도 설명해주는 일은 끝났다”고 말했다.

슈퍼바이저 스티브 갈라(민주당)도 “판 상원 원내대표가 정치적 용기를 보이고 나서서 재검표장에서 감사를 진행할 자격이 없는 업체들을 제거하기 바란다”고 했다.

협조를 꺼리는 위원회 측 태도에 공화당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애리조나 공화당 켈리 워드 의장은 위원회 위원들이 자신들을 법 위에 있는 것으로 본다면서 “누가 이들 지방 관리에게 애리조나 주 상원과 애리조나주 법원의 헌법적 권위에 도전할 권리를 주나”라고 반문했다.

/이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