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홍콩판 기자, 괴한에 한낮 피습…배후로 中 공산당 지목

프랭크 팡
2021년 05월 12일 오전 9:20 업데이트: 2021년 05월 13일 오전 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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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포크타임스 홍콩판 기자가 괴한에 피습돼 홍콩 정부와 중국 공산당의 통제에 따르지 않는 독립언론을 입막음하려는 ‘언론탄압’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본지 홍콩판 취재기자인 사라 량(梁珍)은 11일 낮 12시께 자신의 자택 부근에서 알루미늄 야구 방망이를 들고 마스크를 쓴 괴한 1명의 습격을 받았다.

량 기자는 이날 오전 자택 근무를 하고 잠시 외출을 위해 아파트 현관을 빠져나가고 나서 얼마 안 돼 괴한으로부터 알루미늄 야구 방망이로 다리 등 신체 여러 부위를 10여 차례 가격당하는 공격을 당했다.

괴한은 량 기자가 소리를 지르자 범행 1분 만에 인근에 세워져 있던 차량을 타고 도주했다.

사건을 목격한 홍콩시민 리(李)모씨는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나오다가 맞은편 인도에 체구가 큰 남자가 알루미늄 야구 방망이를 들고 지나가는 것을 봤다. 잠시 뒤 한 여성이 ‘살려달라, 얻어맞고 있다’고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고 했다.

리씨는 마침 도로 맞은편에 승합차가 세워져 있어 시야가 가려 현장을 정확히 볼 수는 없었지만, 곧 40대로 보이는 남성이 야구 방망이를 든 채 승합차 뒤편에서 달려 나와 주변에 세워져 있던 차량에 탑승해 달아나는 것을 봤다고 했다.

이어 “도주 차량은 번호판이 ‘TV3851’인 검은색 벤츠였다”며 “계획적인 범행 같았다. 사건의 배후가 누군지 모르겠지만, 언론사의 입을 막으려는 잔인하고 나쁜 범죄다. 필요하다면 기꺼이 증인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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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포크타임스 홍콩판 사라 량(梁珍) 기자가 괴한의 공격으로 시퍼렇게 멍든 다리를 보여주고 있다. 2021.5.11 | 숭비룽/에포크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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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포크타임스 홍콩판 사라 량(梁珍) 기자가 괴한의 공격으로 시퍼렇게 멍든 다리를 보여주고 있다. 2021.5.11 | 숭비룽/에포크타임스

량 기자는 이번 피습으로 양쪽 허벅지가 시퍼렇게 멍드는 전치 2주의 타박상을 입었으며, 사고 직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요원들에 의해 구급차에 실려 카오룽 구에 위치한 퀸 엘리자베스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량 기자는 이날 오후 2시께 병원 앞에서 현지 언론사 기자들의 취재 요청에 응해 “이번 사건은 계획적 범행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앞서 수상한 사건들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이틀 전에는 아무것도 배달시킨 적이 없는데 어떤 남성이 아파트 현관문을 두드리며 ‘배달 중입니다’라고 했다. 누구냐고 물었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어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지난달 26일에는 카오룽 지하철역에서 내렸는데 정체불명의 남성이 한동안 미행을 하길래 인근 상점에 들어가 따돌린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 사건 때는 가해자가 아무런 이유 없이 내게 바로 돌진했다. 미리 계획한 범행이 아니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량 기자는 캐리 람 행정장관을 향해 “도시의 치안이 나빠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번 사건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번 기자 피습 사건은 언론사의 취재·보도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언론 탄압으로 추정된다.

에포크타임스 홍콩판 기자와 시설에 대한 공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달 12일 새벽에는 카오룽 구에 위치한 신문사 인쇄소에 마스크와 검은 옷차림의 괴한 4명이 침입해, 출입문을 닫고 흉기로 직원들을 위협하며 해머와 건축 폐기물로 윤전기와 인쇄용 컴퓨터 등을 파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19년에도 같은 인쇄소에 괴한 4명이 침입해 윤전기와 주변에 보관 중이던 신문인쇄 용지에 인화물질을 뿌리고 방화하는 사건이 벌어진 바 있다.

또한 이에 앞서 2006년과 2012년에도 인쇄소에 괴한이 침입하거나 침입을 시도한 사건이 있었다.

특히 에포크타임스는 홍콩에 남은 몇 안 되는 독립언론의 하나로, 중국과 홍콩의 고위층 부패나 정치적 내분, 공산주의 정권의 인권 침해를 검열 없이 보도하는 언론으로 시민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3시쯤 병원에 도착해 량 기자의 진술을 통해 사건 경위를 파악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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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이 카오룽 구에 위치한 퀸 엘리자베스 병원에 도착했다. 2021.5.11 | 숭비룽/에포크타임스

에포크타임스 홍콩판 대표 궈쥔 편집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의 배후가 중국 공산당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에포크타임스를 압박해 홍콩에서 취재와 보도를 포기시키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궈 편집장은 “최근 종이신문 인쇄소 주변에도 정체불명의 차량과 사람들이 심심찮게 목격되고 있다”면서 “홍콩 정부는 언론인들의 자유로운 취재와 보도 활동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에 엄정한 수사를 요청하고, 미해결 상태인 지난 4월 인쇄소 피습 사건에 대해서도 빠른 수사를 촉구했다.

이어 국제사회를 향해서도 홍콩의 언론 자유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궈 편집장은 성명에서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진실한 보도를 쉬지 않음으로써 홍콩의 자유를 보호하겠다. 시민들도 에포크타임스를 지지해달라”로 말했다.

* 이 기사는 에포크타임스 홍콩판 기자들이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