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대신 경비 서는 아파트 주민들, 그런 모습에 눈물 터진 경비원 할아버지 (영상)

서울 서대문구의 작은 아파트. 이곳에서는 경비원 대신 주민들이 돌아가며 근무를 하고 있었다.
아파트 단지를 청소하고, 주차 정리를 하고, 심지어 오전과 오후 교대 근무까지. 모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경비원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서였다.


갑작스럽게 건강이 악화된 경비원 할아버지를 대신해서, 주민들이 경비 업무를 보는 상황이었다.
이곳 주민들과 경비원은 가족처럼 애틋한 사이였다. 10년 넘도록 근무하며 아파트를 지킨 경비원 두 분이 있는데, 그중 한 분인 한대수 씨가 갑자기 어느 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걱정이 된 주민들은 한 씨의 근황을 물었다. 알고 보니 한 씨는 췌장암 3기 판정을 받고 암 투병 중이었다.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도와드려야 한다”
아파트 주민들은 한 씨를 위해 한마음으로 뭉쳤다. 그렇게 자발적인 모금 활동이 시작됐고, 주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은 한 씨의 치료비로 전달됐다.
또 주민들은 한 씨를 대신해 교대로 경비 업무를 담당하기로 했다. 오전, 오후 교대 근무를 하면서 아파트 단지를 지키고 청소까지 도맡았다.
계절이 바뀔 때면 주민들이 다 같이 모여 단지 대청소도 했다.


주민자치회장은 “10년 넘게 저희를 위해 일해주셨는데, 갑자기 아프다고 새로 사람을 뽑고 해고할 수는 없었다. 그분이 건강해질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주민들과 아이들은 “아저씨 꼭 돌아오세요”, “기다릴게요”, “할아버지 웃는 모습 빨리 보고 싶어요”라며 한목소리로 응원했다.
그 따뜻함에 한 씨는 눈물을 터뜨렸다.

한 씨의 딸인 한정임 씨는 “주민분들이 ‘아저씨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라고 한 걸 보고 아빠가 저랑 많이 우셨다. 아빠도 그 계기로 항암 치료를 받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분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치료 잘해서 다시 복귀하자고 용기를 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