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부터 꼬리까지 먹기'(동물의 식용 가능한 모든 부분을 활용하려는 철학)가 주제인 책 ‘육식 코드'(The Carnivore Code)의 저자인 폴 살라디노(Paul Saladino) 박사는 가장 기초적인 수준에서 건강하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돌아봤다. 그는 최근 아프리카 여행 중에 만난 ‘하드자'(Hadza) 부족을 통해 얻은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하드자 부족은 수만 년 동안 인류가 살아왔던 방식을 잘 보존해온 부족 중 하나다. 이 부족은 보츠와나 공화국의 ‘!쿵 부시맨족'(!Kung tribe)처럼 현대화의 물결 속에서도 수렵·채집 방식을 고집하며 생활하고 있다.
살라디노 박사는 “나는 하드자 부족을 타임머신으로 보고 있다. 그들은 타임캡슐과 같다”고 했다. 이어 “서구 사회 사람들처럼 만성질환을 앓고 있지 않으며, 그 사실만으로도 그들을 매혹적인 존재로 만든다. 우리가 암을 앓고 있는 것과 달리, 그들은 암으로 고통받고 있지도 않다”고 했다.
그는 “아울러 하드자 부족은 질병의 큰 범위에 속하는 자가면역질환을 앓지 않으며, 우울증이나 정신질환, 피부질환도 앓지 않는다. 현대 사회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그 흔한 치매도 앓지 않는다. 그들은 우아하게 늙는다. 이를 ‘질병이환률 곡선의 사각화’라고 부른다”고 했다.
살라디노 박사는 “그들의 생명력을 보여주는 그래프를 보면, 기본적으로 평평하고 마지막에는 매우 빠르게 하락한다. 마치 네모 모양과도 같다. 그들은 삶의 마지막 단계에 활력을 잃게 되지만, 70~80세까지는 활력이 넘친다”고 했다.
반면, 서구 사회 생명력 그래프는 이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래프는 꾸준히 내려가는 경사로와 같다. 서구 사회 사람은 지속적으로 활력을 잃어가지만, 원주민 수렵·채집 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은 만성질환의 고통에 시달리지 않기 때문이다.
하드자 부족의 식단
살라디노 박사는 하드자 부족이 주로 무엇을 어떻게 먹는지, 어떤 음식을 우선시하는지, 그리고 그 음식이 그들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다른 과학자들은 하드자 부족의 식단을 분석하는 데 그쳤지만, 그는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2009년 연구 결과, 그는 하드자 부족이 많은 양의 육류, 덩이줄기, 베리류, 과일, 바오밥나무 꿀 등을 주식으로 삼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단, 이 부족은 채소는 즐겨 먹지 않았다.
박사는 하드자 부족에게 해당 음식들의 우선순위를 매겨달라고 요청했다. 꿀이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고, 육류(주로 아프리카산 대형 영양인 일런드, 개코원숭이, 멧돼지), 과일, 베리류가 그 뒤를 이었다. 덩이줄기는 선호도가 가장 낮은 음식이었다. 살라디노의 연구는 이러한 기본적인 선호도를 뒷받침했다.
하드자 부족의 생활방식
살라디노는 하드자 부족에게 “다른 부족은 소와 염소 떼를 키우고 농사지으며 생활한다. 그리고 현대 문명도 잘 파악하고 있다. 이들과 달리 왜 수렵·채집 생활방식을 유지하기로 했냐”고 물었다.
이에 하드자 부족은 “자유로워지고 싶어서”라며 “우리는 육류를 매우 좋아한다. 그래서 사냥을 할 수 있는 이 생활방식이 좋다”고 답했다.
다음 질문은 “하드자 부족을 행복하게 만드는 존재는 무엇이냐”였다. 흥미롭게도, 그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존재는 따로 없었다. 행복은 그들의 기본적인 심리 상태였다.
살라디노 박사는 “인간이 항상 해오던 것을 자연 속에서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 그들만의 기본 생활방식”이라며 “나는 이 사실이 매우 흥미로웠다. 여기 이 수렵채집단은 덤불 속에 살며, 침대에서 잠을 자지 않는다. 그들은 하루 만에 지을 수 있는 초막 안 땅바닥에서 잔다. 그들은 유목민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들은 작은 야영지를 갖고 있다. 내가 방문했던 야영지에는 40~50명 정도의 사람이 생활하고 있었다. 그들은 일 년에 서너 번 정도 야영지를 옮겼다. 그들은 서너 개의 야영지를 갖고 있으며, 에야시호(湖) 지역에도 야영지가 있다. 야영지 중 일부는 우기에 생활하기 좋고, 어떤 곳은 건기에 생활하기 좋기 때문에 그들은 계절과 날씨에 맞게 이동한다”고 했다.
살라디노 박사는 “남자들에게 맞는 생활방식과 여자들에게 맞는 생활방식이 따로 있다. 그들은 얕은 동굴 속에 살며, 동굴의 보호 속에 잠을 자는 매우 건강한 사람들이다. 매일 놀러 나가기 때문에 자신들의 삶을 사랑한다. 그들에게 사냥이란 놀이와 장난이다. 부족들과 함께 사냥을 나선 적 있는데, 정말 멋졌다. 그들은 너무 즐겁고 간단하게 사냥을 했다”고 했다.
내장육의 중요성
살라디노 박사는 사냥에 대해 설명하면서 그들이 내장육을 어떻게 먹는지도 전했다.
박사에 따르면, 그들은 개코원숭이를 사냥한 후, 털을 뽑기 위해 불을 피웠다. 이후 내장을 손질하고 심장과 간, 폐, 비장, 신장, 췌장 등은 불에 구워 먹고, 나머지 장기는 사냥개들에게 나눠줬다. 마지막으로 골수까지 추출하며 부러진 뼈조차 낭비하지 않았다.
그들은 또한, 콜라겐이 많이 함유된 결합조직과 피부를 섭취하기도 했다. 가장 귀하게 여기는 내장은 ‘에피메’라고 불렀다. 부족 전설에 따르면, 에피메는 그 부족의 남성들이 나눠 먹었다. 만약 사냥꾼이 내장을 나눠주지 않으면, 나쁜 일이 일어난다고 여겼다. 도살 담당자는 뇌와 같은 귀한 내장육을 보상으로 받았다.
살라디노 박사는 “그들은 개별 영양소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독자 여러분이 만약 내장육을 먹게 된다면, 이 내장들이 필수 영양소라는 걸 분명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게 바로 사람들이 (동물의) 코부터 머리, 내장을 먹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흥미롭게도, 하드자 부족의 식단에는 섬유질이 많이 들어있는 것으로 설명돼 있지만, 살라디노 박사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들이 채집하는 덩이줄기는 섬유질 덩어리다. 덩이줄기는 질겨서 사실상 삼킬 수 없다. 씹어서 섬유질을 뱉어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이들이 섭취하는 섬유질량은 적거나 적당한 수준이다.
살라디노는 “덩이줄기와 관련해 더 언급하고 싶은 것은 내 손을 씻을 화장실이 없었다는 점”이라며 “나는 토양 기반 유기체와 마이크로바이옴(체내 미생물)과 환경 간의 상호작용에 매우 관심이 많기 때문에 손을 따로 씻고 싶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하드자 식단에는 섬유질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건강하고 장내에 다양한 마이크로바이옴이 있다고 여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첫 번째로 그들은 고섬유질을 먹지 않는다. 두 번째로 그들은 자연 속에서 생활하고, 필연적으로 흙과 토양에 기반한 유기체 형태를 받아들이고 있다. 아마도 이 때문에 건강하고 장내에 다양한 마이크로바이옴도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살라디노 박사는 “이게 바로 내가 기대했던 현상이고, 완전한 패러다임의 변화다”라고 했다.
그는 섬유질을 먹는다고 해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다양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렇다면 흙을 먹으면 어떨까?
살라디노 박사는 “내 손과 손가락에는 흙이 묻어 있고, 내가 입에 물고 씹었던 덩이줄기에도 흙이 묻어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하드자 부족들이 더러운 건 아니다”라고 했다.
박사는 “그들에겐 냄새가 전혀 나지 않으며, 데오도란트를 따로 사용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입냄새도 심하지 않다”며 “나는 그들과 숲 사냥을 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들에겐 체취가 없었다. 하지만, 정기적으로 목욕하지도 않는다. 내가 일주일 머무는 동안에 그들은 단 한 번도 목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겨드랑이에 악취가 발생하는 이유는 특정 염액 박테리아 때문이다. 하드자 부족에게 체취가 없는 이유는 아마도 다양한 마이크로바이옴 때문일 것이다. 하드자 부족의 마이크로바이옴은 이전에도 세부적인 연구 대상이 됐다. 해당 연구들은 하드자 부족이 서부 사회 사람보다 더 높은 수준의 풍부하고 다양한 미생물을 갖추고 있다는 걸 증명했다.
하드자 부족에게는 대다수 사람의 마이크로바이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박테리아인 ‘비피도박테리아’가 없다는 점도 독특하다. 성별 간 미생물 조성에서도 차이점이 발견됐는데, 이는 아마도 성별 간에 맡은 임무가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섬유질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살라디노 박사는 하드자 식단이 식이섬유 섭취의 중요성에 도전한다고 여겼다. 그는 최근 두 가지 연구 논문을 인용했는데, 그중 한 논문에서 탄자니아 도시 거주자와 시골 거주자를 비교한 결과, 도시 거주자의 염증 발생률이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두 번째 논문에서 저자들은 도시 거주자의 염증 발생률이 높은 이유를 섬유질이 부족한 서구식 식단 때문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살라디노 박사의 생각은 달랐다.
박사는 “해당 논문은 탄자니아 도시인들이 포화 지방을 많이 섭취하고 섬유질은 덜 섭취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도시인의 염증성 표현형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된다”고 했다.
그는 “내가 관찰한 것은 논문 내용과 완전히 달랐다. 탄자니아 도시에 있는 한 식료품점에 들어가면 두 개의 통로가 있고, 두 종류의 기름 선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중 하나는 식물성 기름이 진열된 거대한 선반이다. 그들은 이 기름을 꽃기름 또는 홍화유라고 부른다. 또 다른 선반에는 소기름이 진열되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소기름은 사실상 식물성 기름보다 저렴한 편이다. 그렇다면 도시 사람들은 어떤 걸 구매할까? 바로 식물성 기름인 씨앗 오일을 구매한다. 그래서 내가 관찰한 바로는 도시 거주자는 시골 거주자보다 씨앗 오일을 더 많이 섭취하고, 포화 지방은 덜 섭취한다”고 결론지었다.
생꿀의 놀라운 건강상 이점
살라디노 박사는 하드자 부족이 바오밥나무 꿀을 어떻게 채취하는지에 대해 언급했다. 꿀은 설탕과 다를 바 없다는 일반적인 사고방식이 있지만, 살라디노는 연구를 통해 이러한 사고방식을 깨뜨렸다.
연구에 따르면, 생꿀에는 일산화질소 대사 물질이 함유돼 있다. 이 대사 물질은 인체가 심혈관계에 중요한 분자인 산화질소를 생성하도록 도와준다. 그뿐만 아니라 혈압을 조절하고, 혈관을 건강하게 유지시켜 준다. 혈관이 안정되고 넓어지는 것을 돕기도 한다.
살라디노 박사는 2003년 논문인 ‘다양한 꿀을 통한 산화질소 대사 물질 식별’을 인용해 정맥주사로 양에게 희석된 꿀을 투여해봤다. 그 결과, 혈장과 일산화질소 대사 물질 농도가 증가한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박사는 꿀이 인간의 총 아질산염 농도와 산화질소를 증가시켜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꿀을 가열하면 산화질소 대사 물질이 감소하므로 끓는 액체에 넣지 않는 게 좋다.
그는 “꿀은 포도당과 과당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수크로스(설탕)와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인체는 꿀을 설탕과 다르게 받아들였다.
살라디노 박사는 “(꿀이 들어간) 모든 음식은 우리 몸이 가공된 자당/고과당 옥수수시럽과 다르게 인식하는 정보 제공 패키지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사실, 연구에서 꿀은 자당이나 덱스트로오스(포도당의 일종)와 다른 성능을 보였다”고 했다.
또한, 그는 색이 짙은 꿀이 산화질소를 더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이는 하드자 부족의 경험과 관련있다는 내용의 연구 논문을 발견했다.
박사는 “내가 탄자니아에서 먹은 꿀은 지금까지 먹었던 꿀 중에서 가장 알록달록하고, 어두우며, 풍부한 빛깔을 지녔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단지 영양소에 대한 환원주의적 사고방식이 우리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리고 난 꿀이 수크로스와 전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여기서 독자 여러분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만약 체내 신진대사가 건강하다면, 식단에 꿀을 포함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인슐린에 내성이 있거나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건강을 성공적으로 되찾을 때까지 모든 종류의 설탕을 줄여야 한다는 걸 깨닫는 게 중요하다.
건강과 행복은 우리 주변에 있다
살라디노 박사는 하드자 부족의 건강과 행복은 식단이 아닌 생활방식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하드자 부족과 일주일을 함께 보냈다. 딸기를 따기도 하고, 여자들과 덩이줄기를 파기도 했다. 바오밥 나무에서 나오는 물도 마셨다. 나는 그들의 삶에서 이 모든 부분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항상 자연 속에 있고, 항상 태양 아래에 있었다. 그들은 엄청나게 뿜어내는 활력으로 강도 낮은 활동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태양의 24시간 리듬을 따르는 건 그들의 가장 기쁜 일과 중 하나다”라며 “이는 인간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하즈다 부족의 기본 정신 상태는 ‘행복’이다”라고 했다.
여기서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자면, 어떤 유형의 행동에 참여함으로써 본질적인 행복이 자연스럽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 행동 목록의 첫 번째는 자연 세계 속에 규칙적으로 몰입하는 것이다.
살라디노는 “서구 사회는 마치 인간이 동물원에 갇혀 있는 것 같아 두렵다. 우리에게 기본적으로 헬스장 러닝머신처럼 뛸 수 있는 햄스터 챗바퀴가 주어졌고, 가공된 합성음식은 햄스터 먹이처럼 지속적으로 우리 안으로 떨어졌다. 우리가 행복하지 않은 건 당연하다”고 했다.
그는 “알다시피 난 동물학자가 아니다. 동물들이 동물원 우리에 갇히면 점점 살이 찌고, 건강도 나빠지며, 야생에서는 절대 걸릴 수 없는 만성질환을 앓는다고 들었다. 나는 이 점이 인간과 아주 흡사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과 똑같이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박사는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우리는 빠져나갈 수 있는 문이 열려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빗장문을 열고 걸어 나가기만 하면 된다. 얼마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더 많은 햇빛을 받을 수 있고, 블루라이트와 전자파를 피할 수 있다. 과거 조상들의 식단을 지킨다면, 동물원 우리를 빠져 나와 더욱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 문이 열려있다는 점만 기억하라. 그냥 지나가기만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살라디노 박사와 그의 작품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려면 공식 웹사이트 ‘heartandsoil.co'(.com이 아님)에서 확인하면 된다. 해당 웹사이트에는 박사의 블로그와 팟캐스트, 소셜미디어 링크 등도 찾을 수 있다.
이 글을 쓴 조셉 메르콜라 박사는 ‘메르콜라 닷컴(Mercola.com)의 설립자이다. 전형외과 의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메르콜라 박사는 자연친화적 건강법으로 현대인의 건강 패러다임을 바꿔오고 있다.
이 기사는 ‘메르콜라 닷컴’에도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