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51)이 지난해 폭로된 노트북이 자신의 것일 수 있다고 시인했다. 다만 러시아에 의해 해킹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개입설’은 트럼프와 공화당이 주장하는 ‘중국의 미국 침투설’에 맞서 바이든과 민주당이 들고나오는 단골 소재다.
바이든은 2일(현지시각) 방송된 CBS와의 인터뷰에서 “내 노트북이 도난당한 것일 수 있다. 해킹을 당했을 수 있다”며 “러시아 당국일 수 있다”며 해킹 가능성을 덧붙였다.
이 노트북은 2019년 바이든 일가가 사는 델라웨어의 한 컴퓨터 수리점에서 입수됐다. 수리점 주인인 존 폴 맥 아이작은 헌터가 손상된 노트북을 가져와 안에 담긴 데이터를 복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맥 아이작은 지난해 트위터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헌터의 서명으로 감정된 서명이 담긴 수리요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해당 노트북에는 헌터와 동업자들이 주고받은, 우크라이나·중국 등지에서 진행된 각종 사업거래에 대한 메모와 이메일이 저장돼 있었다.
한 사이버 보안 전문가는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 ‘부리스마’의 이사회 자문 바딤 포자스키가 2015년 워싱턴을 방문해 조 바이든과 만났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진품’이라고 인증했다.
당시 조 바이든은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이었고, 헌터는 부리스마 이사회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현재 미 의회와 법무부는 탈세 혐의 등으로 헌터를 조사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들 헌터의 것으로 알려진 노트북에 관한 폭로를 중상모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노트북이 지난해 11월 대통령 선거를 몇 주 앞둔 10월에 폭로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치 공세라는 지적이었다.
이날 CBS와의 인터뷰는 헌터가 최근 발간한 자신의 회고록 ‘아름다운 것들(Beautiful Things)’을 홍보하는 목적으로 이뤄졌다.
헌터는 2020년 대선 캠페인 기간에 마약 유혹과 싸웠던 순간을 회고했다. 자신을 믿어준 아버지를 위해 뭔가 보여주려 노력한 게 원동력에 됐다는 것이다.
헌터는 회고록에서 “아버지는 약에 찌든 채 차도에서 방황하는 나를 껴안고 어둠 속에서 한참 울었다”며 “나는 ‘내가 뭔가 하겠다는 걸 아버지에게 알려줄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독을 벗어날 수 있었던 힘으로 가족의 사랑을 강조했다.
바이든의 회고록은 일부 내용이 지나치게 구체적이어서 기억해낸 실화가 맞는지 의심마저 일으킨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책 속의 몇몇 장면에 대해 “(진실인지 의심이 들 정도로) 구체적으로 묘사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인터뷰는 미 공영라디오(NPR)의 헌터 회고록에 대한 리뷰를 정정한 이후에 나왔다.
정정 전 리뷰는 “미국의 정보기관과 뉴스 미디어의 독립적 조사에 따르면, (해당 노트북이) 헌터의 것이라는 생각은 신빙성이 낮다”였다.
이 문장은 “수많은 뉴스 기관들이 노트북 이야기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다”로 정정됐다.
NPR은 리뷰 정정과 관련해 “앞서 미국 정보기관이 노트북에 관한 이야기의 신빙성을 낮게 평가했다고 썼었지만, 미국 정보당국자들은 그런 취지의 성명을 발표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NPR 측은 지난해 헌터의 노트북에 관해 보도하지 않은 이유도 해명했다. “실제 이야기가 아닌 이야기에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한편, NPR 측은 정보기관이 노트북이 헌터의 것일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는 잘못된 리뷰를 작성했던 경위에 대한 에포크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