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中 시노백 백신 접종 후 3명 사망…“접종 거부 늘어”

이윤정
2021년 03월 10일 오전 9:50 업데이트: 2021년 03월 10일 오후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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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중국 시노백 백신을 접종한 뒤 3명이 사망했다.

잇따른 백신 사고로 중국산 백신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되는 가운데 접종을 거부하는 홍콩인들이 늘고 있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홍콩 정부가 중국 시노백 코로나 19 백신을 보급하면서 현재 최소 3명이 접종 후 숨졌다.

홍콩 보건청은 접종 첫날 63세 남성이 시노백 백신을 접종한 뒤 이틀 만에 급성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나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고 밝혔다.

또 55세 여성이 시노백 백신을 맞고 사흘 뒤 중풍 증세를 보여 응급치료를 받았지만 6일 새벽 사망했다고 했다. 71세 남성은 시노백 백신을 맞고 나흘 뒤 숨졌다.

보건청은 지난 7일 시노백 백신을 접종한 후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2건의 사건을 추가로 발표했다.

이 중 80세의 남성 환자는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었다. 그는 지난 1일 시노백 백신을 접종한 뒤 6일 가슴 통증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 그 후 병세가 악화해 현재 위독한 상태다.

또 72세의 여성 환자는 당뇨병·고혈압·갑상선 기능 부족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 그녀는 6일 시노백 백신 접종한 뒤 몸의 이상을 느껴 다음 날 병원에 이송됐다. 현재 당뇨합병증인 케톤산증이 발생해 집중치료실로 보내져 치료 중이다.

전 미 육군 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 숀 린(林曉旭) 박사의 설명에 의하면 중국 시노백·시노팜 백신은 모두 불활성화 백신(사백신·바이러스 배양 후 열이나 화학약품 등으로 처리해 질병을 일으키지 못하게 만든 백신)이다.

그는 “중국 정부와 시노백·시노팜 회사 모두 백신의 3상 임상시험에 대한 구체적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아 완전히 불투명한 상태”라며 “중국 정부는 3상 임상시험이 시작되기도 전에 일부 국유기업 직원과 의료진에게 이 두 회사의 백신을 접종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소피아 찬(陳肇始) 홍콩 식물위생국장은 6일 홍콩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현재 접종 예약자가 크게 줄었고 예약자들도 제시간에 오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홍콩 백신임상사건평가전문가위원회는 “이들 사망자의 사인이 백신 접종과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발표했다.

미국 모 제약사 의학감독 주웨이(朱偉)는 “시노백은 코로나 19 백신 3상 임상시험에서의 안전성 보고서를 완전히 공개하지 않았다. 백신이 어떤 부작용을 일으킬지, 이런 부작용의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는 발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데이터가 없다면 민중들과 국제사회는 중국산 코로나 19 백신의 안전성을 믿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달 초 브라질과 터키에서 진행된 코로나 3상 임상시험 결과 발표에 따르면 중국 시노백 백신의 유효성은 50.65%에 그쳐 미국 화이자 백신 유효성에 크게 못 미쳤다”고 했다.

홍콩 동방일보는 홍콩 백신임상사건평가 전문가위원회 공동 소집인 쿵판이(孔繁毅)의 말을 인용해 6만 명 넘는 홍콩인이 시노백 백신을 접종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그동안 18건의 백신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 중 상당수가 어지러움과 두근거림 등 부작용 증세를 보였다”고 증언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부터 중국 민중들에게 대규모로 국산 백신을 접종하도록 했다. 홍콩보다 접종 기간이 길고 규모도 훨씬 컸지만, 공산당 매체는 부작용에 대해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

숀 린은 “지난 반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시노백·시노팜 백신 접종 후 사망했는지, 얼마나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났는지 엄밀히 추적해 국민에게 알려야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를 숨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중국 백신의 부작용은 민간에서 여러 차례 폭로된 바 있다.

지난 1일 베이징의 한 여성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남편이 백신 접종 후 고열이 내리지 않았고 온몸에 홍진이 나는 등 피부에 심한 염증이 생겼다”며 “병원에서 다른 사람도 똑같은 증상을 보였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올렸다.

앞서 인도네시아에서 여성 간호사가 시노백을 접종받은 뒤 발열, 호흡곤란, 기침 등의 증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14일 사망했다.

필리핀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지 민중들은 중공이 기증한 시노백 백신을 믿지 못하며 접종받으려는 사람은 응답자의 3분의 1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