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의 날’이었던 지난 15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 앞에 깜짝 등장해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는 전직 대통령들을 추모하는 ‘대통령의 날’을 맞아, 전국에서 모인 지지자들이 트럼프 대통령 저택 인근에서 기념행사를 벌였다.
도로 양쪽으로 늘어선 인파 사이에서 미국 국기인 성조기와 트럼프를 상징하는 깃발을 펄럭이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을 태운 검은색 SUV 차량이 팜비치 인근 도로를 서서히 지나갔다.
차량에 탑승한 자신을 발견한 지지자들이 환호하면서 사진을 찍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사람들은 차량이 지나간 뒤에도 “유에스에이(USA)! USA!”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날 트럼프는 자기 소유의 인근 골프 클럽에서 골프를 마치고 돌아오던 길이었다.
거리를 매운 환영인파는 지난달 20일, 퇴임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항공편을 통해 워싱턴DC에서 플로리다로 날아와, 차량으로 마라라고 리조트까지 이동했던 장면을 연상시켰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개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그 사이 트럼프의 전·현직 고문들은 TV방송과 SNS를 통해 오는 2022년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하고 하원에서도 더 많은 의석을 가져올 수 있도록 돕겠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 올렸다.
공화당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 유력 의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두번째 탄핵소추 과정에서 민주당 쪽으로 돌아섰으며, 트럼프가 더 이상 공화당을 대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공화당 서열 3위 리즈 체니 하원의원을 비롯한 공화당 의원 10명은 지난달 13일 민주당이 하원에서 추진한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서열 1위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에서 무죄에 투표했지만, 이후 의회 습격 사태의 책임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매코널 대표는 “1월 6일은 망신스러운 일이었다”며 “(의회를 습격한 이들은) 부통령을 교수대에 세우고 살해하는 일을 떠벌였다. 그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트럼프)이 화가 나 퍼뜨린 거짓말에 현혹돼 이런 짓을 벌였다. 그는 선거에서 졌다”고 말했다.
매코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미 퇴임했기 때문에 탄핵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무죄에 표를 던졌지만, 의회 습격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질 가능성까지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죄 판결 후 성명을 통해 민주당이 “법 집행을 모독하고 폭도를 두둔하고 응원했으며”, “그들과 의견이 다르거나 그들이 동의하지 않는 사람과 관점을 박해하고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취소하고 억압”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앞으로도 변함없이 법치와, 법을 집행하는 영웅적인 경찰관들과, 악의와 증오에 시달리지 않으면서도 우리 시대의 이슈들에 대해 평화롭고 명예롭게 토론할 미국인들의 권리를 수호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우리 앞에는 너무도 많은 일들이 있으며, 우리는 밝고 빛나며 무한한 미국의 미래에 대한 비전과 함께 곧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며 복귀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