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기다려야 하지만 밥은 항상 있잖아요?” 눈오리 집게로 밥 뭉치기 시작한 한국인

이서현
2021년 01월 11일 오전 10:44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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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적으로 내린 폭설로 온 세상이 겨울왕국처럼 변했다.

수도권 시민들은 교통대란에 시달렸지만, 일부에서는 폭설을 즐기는 이들도 있었다.

언젠가부터 눈이 오면 꼭 빠지지 않는 것이 있으니, 바로 눈오리다.

네이버 실시간검색어

이런 추세를 반영이라도 하듯 6일 포털사이트 실시간검색어에는 ‘오리 눈집게’ ‘스노우볼 메이커’ ‘오리 눈사람’이 등장했다.

‘오리 눈집게’는 일명 눈 뭉치 제조기를 말한다.

오리 모양으로 생긴 집게 형태 틀에 눈을 모아 넣으면 오리 모양이 완성된다.

6~7년 전부터 SNS를 중심으로 오리 모양의 눈사람이 화제가 됐고, 인기 아이템으로 급부상했다.

눈이 내린 후, 갑작스럽게 수요가 늘면서 품절대란으로 구할 수 없게 되자 사람들은 “주변에 오리 눈집게를 중고로 파실 분 안 계시나” “잠깐 빌려주실 천사분은 없나요”라며 애타게 ‘오리 눈집게’ 구했다.

방탄소년단 트위터

이날 방탄소년단 RM은 “1년 기다림”이라는 글과 함께 눈오리 사진을 올리며 화제가 됐다.

아마도 오리 눈집게를 사놓고 내내 눈이 오기를 기다린 모양이다.

눈집게를 사고 싶어도 1년에 고작 1~2번밖에 쓰지 못한다는 데서 망설이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한국인들이 어떤 민족인가. 눈을 기다리는 대신 밥을 뭉치기 시작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눈오리 집게로 오리밥을 만드는 사진이 공유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눈오리 집게를 산 한 엄마는 “스노우볼 사용하는 거 보고 좋아 보여서 구입했어요. 정말 순식간에 잘 만들어지고 편리해요ㅎㅎ”라며 후기를 썼다.

이어 “보리밥도…대충 만들어봤더니 잘 되네요. 너무 좋아요”라고 덧붙였다.

사진 속에는 접시 위에 밥알이 살아 있는 먹음직한(?) 오리밥 한 마리가 놓여 있었다.

카레 속에 담긴 오리밥은 김으로 눈을, 당근으로 입을 만들어 훨씬 실감 나게 만들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또 다른 오리밥 도전자는 “오리밥에 유부를 씌우면 귀엽습니다”라며 꿀팁을 전했다.

오리 눈집게로 밥을 뭉치는 이들을 본 누리꾼들은 “역시 먹보의 나라답다” “귀여운 사람들” “천재다”라며 감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