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제출한 재난지원금 600달러 지급계획서를 받아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액을 2000달러로 올려야 한다며 거부권을 행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트윗을 통해 “의회는 외국과 로비스트, 특정 이해관계자들에게는 많은 돈을 찾아줬지만, 그 돈이 필요한 미국인들에게는 최저금액만 보냈다”고 지적했다.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 중국의 잘못”이라고도 했다.
22일 미국 의회는 경기부양책에 합의하고 이를 대통령에게 넘겼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염병 대유행 상황에서 의회가 중소기업을 위해 경기부양과 대출에 더 많은 돈을 제공하지 않는다며 거부권을 행사했다.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 역시 경기부양책이 불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 이 법안을 수정하라고 요청했다. 터무니없이 낮은 600달러를 2000달러로 올리도록 했다. 부부에게는 4000달러다”라며 법안에서 불필요한 낭비를 없애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절한 법안을 다시 보내달라고 했다”며 그렇지 않으면 법안 승인이 차기 정부로 넘어갈 것이라고 했다면서 “아마 그 행정부는 내가 될 것”이라고 했다고 트럼프는 덧붙였다.
의회가 외국에 많은 돈을 썼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집트군, 캄보디아, 버마(미얀마), 파키스탄의 성평등 프로그램 등에 보낸 자금을 가리킨다. 이런 자금은 진보와 보수진영 모두 집행한 ‘선심성 소비’로 지적받고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화답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2천 달러 방안에 동의한다면서 “민주당은 이번주에 만장일치로 이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다만, 공화당 의원들에게 여러 번 물어봤지만 대통령이 얼마를 원하는 지 말해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거부권 행사에 대해 불법 체류 중인 외국인과 그 가족들에게도 지원금이 돌아가고 있다는 이유도 추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모든 낭비에도 불구하고 9천억 달러 가운데 열심히 일하는 납세자에게 돌아가는 지원금은 겨우 600달러씩”이라며 사회 봉쇄조치로 어려움을 겪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금이 너무 적다고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의회를 통과한 국방수권법(NDAA)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는 거부권을 행사하는 이유에 대해 소셜미디어들의 책임 회피를 가능하게 한 통신 품위법 230조 폐지가 담겨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중요한 국가 안보 조치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며 이 법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선물’이라고도 비판했다.
앞서 22일에는 같은 공화당 소속인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이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대통령에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했다. 맥코넬 대표는 최근 트럼프와 반대 행보를 표면화 하고 있다.
한편, 이번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은 의원 3분의 2가 넘는 찬성으로 상·하원을 통과했다.
하지만, 공화당 의원들은 “5천페이지가 넘는 법안을 세세하게 검토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