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이 오는 10월 중요 회의를 앞두고 이례적인 행보를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몰린다.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장기집권 야심을 구체화하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10월 26~29일 베이징에서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를 개최한다. 이른바 5중 전회다.
중국은 5년 단위로 경제개발을 수립, 진행해왔다. 5중 전회는 차기 5개년 경제계획을 논의하는 자리다.
그런데 신화통신 기사에서 전에 없었던 논의사항이 눈에 띈다. 바로 ‘2035년까지 장기목표’ 설정이다.
5개년 경제계획은 마오쩌둥 시절인 1953년부터 시작된 70년 역사의 프로젝트다. 이번 회의는 제14차(2021년~2025년) 계획을 다룬다.
반면, ‘2035년까지 장기목표’는 올해 시진핑이 처음 들고 나온 계획이다. 그런데 이런 계획을 70년간 이어온 경제개발 프로젝트와 같은 자리에서 논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재미 중국문제 전문가 쉐치(薛馳)는 “중국 공산당이 ‘5개년 경제계획’을 다루는 5중 전회에 다른 경제계획을 의제로 올린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쉐치는 “이는 시진핑의 개인적인 권위를 그만큼 높이겠다는 의도”라며 “시진핑의 장기집권 야심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공산당은 5개년 계획 외에 ‘백년사업’이라고 부르는 100년 단위 프로젝트를 2개 가지고 있다.
하나는 공산당 창당(1921년)~올해(2020년) 추진한 ‘소강사회’(모두가 먹고살만한 사회) 건설이고, 다른 하나는 정권수립(1949년)~2050년 추진하는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이다.
올해 달성을 목표로 했던 소강사회 건설은 큰 차질을 빚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제가 급속하게 주저앉은 데다 신종 코로나(중공 바이러스) 사태까지 덮치며 민생은 더 악화됐다.
지난 5월 리커창 총리는 “중국 인구 6억명은 한 달 소득 1천위안(17만원)으로 살아간다” “집세도 못 낸다”며 처참한 현실을 공개하며 찬물을 끼얹었다.
그럼에도 6월 시진핑은 첫번째 백년사업(소강사회 건설)을 달성했다고 선언하고, 두번째 백년사업은 2050년까지 15년씩 2단계로 나눠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 첫단계가 ‘2035년까지 장기목표’였는데, 오는 10월 5중 전회에서 의제로 등장한 것이다.
쉐치는 “올해 67세인 시진핑은 2035년이 되면 82세가 된다. 마오쩌둥 82세로 숨지기 직전까지 권력을 유지했고 덩샤오핑도 86세까지 군사위 주석직을 유지했다”며 “전임자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장기집권하겠다는 의지를 실제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