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차에 부딪힌 뒤 부모님 유골함이 깨졌다며 슬프게 울던 60대 남성.
알고보니 비슷한 수법으로 운전자에게 보상금을 뜯어낸 ‘사기꾼’이었다.
가짜 사망 진단서에 연기까지 감쪽 같았다.
어떻게 덜미가 잡히게 된걸까?
29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남구의 한 주택가 골목에서 승용차를 몰고 가던 30대 여성 A씨는 ‘쿵’하는 소리에 놀라 차를 세웠다.
차 문을 열고 나가니 상복 입은 60대 남성 B씨가 깨진 사기그릇을 만지며 “부모님 유골함이 깨졌다”고 슬피 울었다.
‘사망진단서(화장장)’라고 적힌 봉투도 있었다.
B씨는 부모님 유골함이 접촉사고로 깨졌다며 15만원을 요구했다.
당황한 A씨는 지갑에 있는 돈을 탈탈 털어 B씨에게 건넸다.
이후 A씨는 뺑소니 논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경찰에 사고를 신고했다.
반전은 이때부터 일어났다.
신고 받은 부산 남부경찰서 수사관은 사건 내용을 듣고는 이상함을 직감했다.
접촉사고로 유골함이 깨졌다는 비슷한 사건이 11건이나 있었던 것.
경찰은 곧바로 B씨의 뒤를 쫓았다.
하지만 B씨는 주로 CCTV가 없는 곳만 돌아다녀 소재 파악이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피해자 1명이 B씨를 길에서 우연히 목격하고 신고했다.
경찰은 그 장소를 시작으로 CCTV를 수사해 B씨의 덜미를 잡았다.
경찰은 B씨가 지난해 5월부터 지금까지 11명에게 109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오른팔에 실리콘을 이용한 보호장치를 만들기도 했다.
경찰은 B씨를 상습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그러면서 유사한 수법으로 피해를 본 운전자들의 신고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