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중국의 동영상 앱 틱톡(TikTok)과의 인수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MS의 틱톡 인수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중국기업 바이트댄스가 개발한 틱톡은 15초 분량의 짧은 동영상을 제작해 공유하는 앱으로 10~20대 젊은 이용자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에서는 수백만 명이 틱톡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침해 등 보안성 논란이 계속되면서 틱톡은 미국 당국의 강도 높은 제재를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6일 미국기업들에 각각 위챗(WeChat)의 모기업인 텐센트와 틱톡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와의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2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은 서명일로부터 45일 후 발효된다.
미 상원에서는 조시 하울리 미 의원(공화당)이 최근 발의한 연방정부 공무원들의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또한 미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군 장병들에게 개인 휴대전화에서 틱톡 앱을 삭제하라고 지시했고, 이어 국무부, 국토안보부 등 미국 연방기관에서도 틱톡 사용을 금지했다.
같은 해 미 육군 중령 대변인은 군사전문 매체 밀리터리 닷컴(millitary.com)에 “(틱톡이) 사이버 위협으로 간주된다”고 밝혔다.
안보위협 논란으로 피할 길이 없게된 틱톡이 미국에서 퇴출 당할 위기에 놓이자 MS가 인수 논의에 나섰다.
MS는 현재 틱톡과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9월 15일까지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MS가 틱톡을 인수한다면 안보 우려가 제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기업인 틱톡은 확보한 정보를 중국 공산 정권에 제공할 수밖에 없지만 미국기업인 MS는 정보를 중국 정권에 제공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2017년 6월 국가정보법을 통과시키고 모든 중국 국민과 기업은 정부가 요청하면 자료를 제공하도록 의무화했다.
또한 에포크타임스는 바이트댄스 중국 베이징 본사의 공산당위원회에 소속된 직원들의 명단이 담긴 내부문서를 입수해 직원 상당수가 당 위원회 소속이라고 지난 10일 보도했다.
지난 2012년 3월에 설립한 바이트댄스는 2014년 10월 당 위원회를 설치했다.
그러나 틱톡과의 인수가 안보 우려를 해소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중국 공산당과 MS의 긴밀한 관계 때문이다.
미국 법률 사무소 ‘윌크 아우스랜더’의 스콧 와트닉 변호사는 MS의 틱톡 인수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와트닉 변호사는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1992년부터 중국에 진출했다는 사실은 비밀이 아니다”며 “(MS가) 중국에서 특별한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MS가 중공이 서방기업 중 유일하게 운영을 허용한 검색엔진 및 소셜미디어 기업임을 지적했다. 중공은 MS의 검색엔진 빙(Bing)과 구인·구직 플랫폼인 링크드인(LinkedIn)을 중국에서 유지하도록 허가했다.
그에 따르면 MS는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대가로 중공 당국의 감시, 추적, 검열 등 방화벽 구축을 도왔다.
바이트댄스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장이밍(張一鳴)도 MS에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회사 웹사이트에는 “우리의 자회사와 외국에서 가장 큰 연구개발(R&D) 센터는 중국에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미국 비즈니스 잡지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에서 발표한 ‘2015년 중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10위를 수상한 기록과 함께 “중국 경제를 재창조하는 기업”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를 두고 와트닉 변호사는 MS를 악마와 영혼을 거래한 ‘파우스트’에 비유했다.
그는 MS가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중국의 시장을 확보함으로써 “수십억 달러의 이윤을 챙기고, 그 대가로 온라인 플랫폼과 관련한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 억압과 중공 정부의 검열 요구에 굴복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런식의 거래를 하는 미국기업이 어느 정도로 신뢰를 받을 수 있겠나”면서 “(중공과 관계에) 관여하고, 계속 관여하고 있는 기업이 그런 활동을 중단할 수 있다고 믿을 수 있는가”라며 질타했다.
우려를 의식한 MS의 사티아 나델라 CEO는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미국 내 틱톡 이용자들의 개인정보가 미국에 남아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틱톡도 “미국 이용자들의 정보를 미국 내 서버에 저장한다”며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미 백악관에서도 MS의 틱톡 인수전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지난 3일 CNN과 인터뷰에서 “(MS는) 미국회사가 아니다”면서 “중국에서 빙과 스카이프를 통해 중국이 검열할 수 있도록 하면서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인 다국적 기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중공과 인민해방군이 MS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중공군은 MS사에서 만든 윈도 운영체제(OS)를 사용했지만, 앞으로 새로운 OS를 독립적으로 개발해 대체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동영상 상담 앱 킨텔(Kintell)의 마케팅 담당 마크 헤이즈는 MS와 틱톡의 인수 문제와 관련해 “MS의 관리 하에서 변화가 발생할지, 중국이 계속 관여를 할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했다.
시장조사회사 센서타워(Sensor Tower)의 자료에 따르면 틱톡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전 세계 20억 건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링크).
또한 틱톡은 올해 1분기에 3억1천5백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화당 전략가이자 정치 고문인 블레어 브랜트는 에포크타임스에 MS의 소프트웨어를 중공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의심스럽다”고 했다.
그는 “MS에 틱톡 소유권이 넘겨진다고 해서 우려했던 사생활 침해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길 수 없다”면서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기업에 틱톡을 넘기는 것은 좋은 결정이지만 “인수한 기업이 올바른 기록과 청렴함을 제공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의 지적재산 및 기밀보호 회사인 블랙옵스 파트너스(BlackOps Partners)의 메이시 플레밍 CEO에 따르면, 국가 안보를 위해 미국과 서구의 기술 및 기술제품의 중국 판매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
플레밍은 중공이 MS와 인수를 동의하더라도 중공 정부의 스파이 행위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중공이 사용하거나 만든 모든 기술은 중공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전체 통제를 생각하라”고 했다.
중공 규율에 의하면 중국기업은 중공의 노선을 따르도록 하기 위해 기업 내 당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이번 틱톡 관련 논란은 중공의 미국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지적재산권 침해 등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나왔다.
지적재산권에 대한 중공의 절도로 미국은 연간 6000억 달러 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틱톡을 임대인과 세입자의 관계로 빗대면서 “(행정부가) 모든 카드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MS 측은 에포크타임스와 이메일에서 관련 질의에 대해 “회사가 공유할 것이 없다”고 답했다.
틱톡도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미국 소셜미디어 기업인 트위터(Twitter)도 틱톡 인수 의사를 밝혔다.
미 육군 대학원 전략연구소의 로버트 벙커 겸임교수는 틱톡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이 인터넷의 모습을 결정하기 위한 싸움의 일부라며 “미국은 중국을 참여시키고 포용함으로써 자유 민주주의의 영향을 받은 글로벌 인터넷의 미래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틱톡, 줌(Zoom)과 같이 중공과 잠재적으로 연결된 기업들을 미국 회사가 인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