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제재하기로 한 중국 신장건설생산병단은 어떤 조직?

이윤정
2020년 08월 08일 오후 1:56 업데이트: 2020년 08월 08일 오후 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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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미 국무부는 위구르족의 인권을 침해한 신장 생산건설병단을 제재하기로 하고, 병단 관련 전·현직 관료 2명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신장위구르자치구는 166만 제곱킬로미터로 중국 전체 면적의 6분의 1을 차지한다. 세계 최대 면화 생산국인 중국의 면화 생산량 절반이 이 지역에서 생산된다.

지평선 너머까지 펼쳐진 신장의 광대한 목화밭은 중국의 대규모 농업을 상징하는 화려한 볼거리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이 지역의 농업이 소수민족 위구르족의 피와 눈물을 쥐어 짜낸 잔인한 강제노역의 산물임이 드러나 국제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몇몇 기업들은 황급히 신장 지역과 거래를 중단하기도 했다.

‘고품질 유기농’으로 소개되던 신장 면은 위구르족이 끝나지 않는 노동에 시달리며 일일이 수작업으로 채취해 만들어지는, 중국 공산당 체제에서 가능한 무자비함의 소산이었다.

이러한 인권침해를 주도한 조직이 마오쩌둥 시대에 만들어진 준군사조직 신장 건설생산병단이다.

마오쩌둥은 1950년대 변방지역에 거주하던 인민해방군에 지역개발을 명하며 군사와 생산을 병행하는 건설생산병단을 설립하도록 했다. 건설생산병단은 1970년대 폐지됐으나 이후 신장 병단만 부활했다.

중국 공산당 당국은 인구 2천200만명 가운데 절반이 이슬람을 믿는 위구르족인 신장위구르자치구를 지배하기 위해 신장 건설생산병단을 변경수비, 지역개발은 물론 치안유지 기관으로 활용해왔다.

군사·정치·기업이 합쳐진 신장 건설생산병단은 지난 2018년 기준 소속 인원만 310만명으로 14개 부대와 160개 이상의 거대 농장을 거느리고 있으며 신장 인구의 12%를 차지하는 초거대 조직이다.

37개 민족으로 구성됐으나 85% 이상이 한족으로, 신장 지역에서 공산당의 정치적 입장을 관철하는 임무도 맡고 있다.

지난 2018년 신장 병단의 총생산은 42조9천억원으로 신장위구르자치구 총생산(GDP)의 19.6%를 기록했다. 이 중 해외 수출량은 10조원 규모였으며, 면화 생산량은 중국 전체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그만큼 이번 미국의 제재로 인한 타격이 가볍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은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인권문제를 지속해서 주시하며 중국 공산당 관료들을 정밀 타격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앞서 지난달 9일 신장위구르자치구 최고책임자인 천취안궈 당서기와 주하이룬, 왕밍산 등 관리 3명을 제재명단에 올렸다. 미국 입국을 금지하고 미국 내 자산을 동결했다.

천취안궈 당서기는 신장 지역의 인권상황을 급격히 악화시킨 인물로 지목됐다. 그의 취임 이후 신장 지역은 ‘공포와 통제’가 한층 강화됐고, 위구르족 이슬람 신도뿐만 아니라 중국의 전통적 수련법인 파룬궁 수련자 100여명이 고문 등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하이룬은 천취안궈의 직속 수하로 신장위구르지역 수용소 관리방침을 확립했다. 그의 ‘손질’이 가해진 후 수용소에서는 수감자들이 고문과 학대로 숨진 사례가 속출한 것으로 보고됐다.

미국은 2016년 ‘세계 마그니츠키 인권문책법’(세계마그니츠키법)에 따라 심각한 인권침해에 관여한 인물을 제재하고 있다.

세계마그니츠키법은 러시아의 고위 부패관리를 추적하다 2009년 러시아의 감옥에 갇혀 의문사한 변호사 세르게이 마그니츠키를 추모하며 제정된 ‘마그니츠키법’을 국제범위로 확대한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