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 기관지 인민일보가 내놓은 실업 대책 “대졸자들, 농촌가라”

한동훈
2020년 07월 09일 오후 7:38 업데이트: 2020년 07월 10일 오전 10:51
TextSize
Print

중국 공산당 기관지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기 침체로 도시지역 일자리가 부족해지자 젊은이들에게 농촌으로 이주할 것을 권장하는 논평을 게재했다. 그러나 농촌지역도 일자리 부족은 마찬가지다.

중국 정부는 ‘경제내순환’이라는 내수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출이 줄어들면서 산업 공급망을 재편해 자국민이 관심갖는 상품을 생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 6~7일 중국 서남부 구이저우성을 방문해 경제 현장과 최근 심각한 홍수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6일 리커창 총리는 퉁런시의 이동통신 단말기 생산업체인 베이이퉁 공장을 시찰하며 “오는 도중 도로변에서 놀고 있는 공장들이 많이 보였다”며 “지방정부는 기업이 이런 공장을 이용해 생산을 확대할 수 있도록 현지 농민공 모집을 지원하라”고 말했다.

농민공(農民工)은 농촌 출신의 도시지역 근로자다. 중공 바이러스 유행 이후 상당수 농민공들은 직장을 잃고 귀향한 상태다. 그러나 농촌 지역은 집단공유제를 기반으로 한 토지정책으로 인해 전반적인 생산력 하락과 빈곤 문제를 겪고 있다.

중국의 공식 실업통계는 도시거주 등록실업자만 집계한다. 이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의 실업률은 5.9%다. 그러나 이 통계에는 국가통계국에서 지난 2019년까지 2억9천만명으로 집계한 농민공은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4월 중국 경제학자 리쉰레이 연구팀은 “연구 결과 중국의 실업률은 20.5%로 집계돼야 하는데 이는 7천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로 열띤 논쟁이 발생해 결국 리쉰레이는 중타이 증권 이사직에서 사임했다.

지난 5월 중국 정부 산하 씽크탱크인 중국 사회과학원 장빈 이코노미스트는 농민공을 포함하면 3월말 기준 중국의 실업자가 최대 8천만에 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CNN등 외신들도 다른 익명의 경제학자들을 인용해 이 숫자가 더 현실적이라고 전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 저우리(周力) 부부장은 지난달 22일 중국사회과학보(中國社會科學報)에 보낸 기고문에서 “중국 경제와 고용이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저우 부부장은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된 이후 중국의 수출기업은 수주량이 거의 없다. 공급자와 바이어는 생산을 중단했고, 국제 운송은 막혔다”며 미국과 관계 악화, 달러화에 의존하는 국제간 결재, 곡물 공급 부족 등의 어려움도 나열했다.

중국인들도 경제적 고통을 체감하고 있다. 산둥성 칭다오에 사는 저우나씨는 지역 내 수출 기업들이 경영난에 처했다며 “수건, 신발이나 의류 공장에서 일하던 친구들은 대부분 놀고 있다”고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녀는 “사람들은 소득이 줄어들자 당장 외식비부터 줄이고 있다. 식당에는 사람들이 없고 길거리 음식점에 손님이 몰린다. 올해 모두들 매우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2020년 6월 10일 베이징의 한 쇼핑몰 외곽 도로변에서 한 노점상이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 GREG BAKER/AFP, Getty Images=연합뉴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6일 논평에서 올해 대학을 졸업한 874만명에게 “나라가 간절히 필요로 하는 농촌으로 가라”며 “농촌 지역의 교사, 농부, 의사가 되라. 더 다양한 직업을 통해 발전할 수 있는 가난한 지역으로 가라”고 했다.

1968년 마오쩌둥이 도시 청년들을 농촌으로 보내 사상을 개조했던 정치운동 당시에나 할법한 소리를 인민일보가 개혁개방 42주년째인 2020년에 꺼내든 것이다.

중국 정부 경제 책임자인 류허 부총리는 지난달 18일 상하이에서 열린 루자쭈이 금융 포럼에서 경제 살리기 방안으로 ‘경제내순환’을 제시했다 .

류허 부총리는 포럼에 보낸 축사 겸 연설에서 우리는 여전히 경제 하방 압력에 시달리지만, 형세는 좋은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국내순환을 위주로, 국제와 국내가 서로 촉진하는 쌍순환 발전이라는 새로운 형세를 이루고 있다”고 했다.

실질 실업률 20%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좋은 경제적 형세’에 따라 중국의 청년들은 1960~70년대 마오쩌둥이 그랬던 것처럼, 일자리를 찾지 못한 농민들이 버리고 떠났던 농촌으로 다시 내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