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의 보안요원 정규직 전환에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공사는 지난 22일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던 보안검색요원 1902명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접 고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전체 정규직 1400여 명보다 많은 숫자다.
소식이 알려지자 인천공항 입사를 분비한 취준생들 사이에서는 “노력한 사람만 바보다” “역차별” 등의 비판이 나왔다.
같은 날, 인천공항 근무 직원들이 이용하는 오픈 채팅방 내용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한 이용자는 “나 군대전역하고 22살에 알바천국에서 보안으로 들어와 190만원 벌다가 이번에 인국공 정규직으로 들어간다”라며 “연봉 5000 소리질러, 2년 경력 다 인정받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연고 나와서 뭐 하냐. 인국공 정규직이면 최상위인데. 졸지에 서울대급 돼버렸네”며 “니들 5년 이상 버릴 때 나는 돈 벌면서 정규직 됐다”고 덧붙였다.
이를 접한 많은 누리꾼이 “항공 쪽 취준생인데 주변 동기랑 상황 공유하면 암담하다” “공부하고 왜 들어감” “비정규직 줄이는 건 공감하지만 이 방법은 아니다”등의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비정규직 철폐라는 공약이 앞으로 비정규직 전형을 없애 채용한다든지, 해당 직렬의 자회사 정규직인 줄 알았다”라며 “현실은 알바처럼 기간제 뽑던 직무도 정규직이 되고, 그 안에서 시위해서 기존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 및 복지를 받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인천국제공항 전환은 정말 충격적이다. 정직원 수보다 많은 이들이 정규직 전환이 된다니. 이 곳을 들어가려고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준생들은 물론 현직자들은 무슨 죄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실제 그들의 단체카톡에서는 ‘금방 관두려 했는데 이득이다’ ‘현직들 대학+공부 5년 난 그냥 벌었다’ 등등 이야기가 넘쳐흐른다. 누구는 대학 등록금 내고 스펙 쌓고 시간 들이고 돈 들이고 싶었나”라며 이건 평등이 아니라 역차별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글은 청원 시작 하루만인 24일 오전 10시 기준 15만 4천여 명이 동의한 상태다.
공사 내부에서도 진통을 겪고 있다.
정규직 노조는 주먹구구식 정규직 전환에 난색을 보이며 반대에 나섰다.
장기호 인천공항 노조 위원장은 “인천공항 노동자와도 협의가 없었다. (보안직원은) 자회사로 가기로 합의를 했는데 갑자기 두 달 만에 입장을 바꿨다”라며 “공정하고 투명한 공개채용이 담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직원들의 반대시위 모습도 공개됐다.
23일 한 이용자는 사람들이 빽빽이 모인 공항 내 사진을 첨부하며 “인천국제공항 현재 상황이다. 정규직 직원들이 개인휴가로 반차를 쓰고 시위 중이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파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미 자회사에 편입된 외부 보안직원들도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반발하는 거로 알려졌다.
직접 고용대상이 된 보안검색요원 1902명 가운데 30%가량은 경쟁 채용을 거쳐야 하는 상황.
이 과정에서 탈락한 사람을 구제할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인천공항은 정규직 전환대상자 9785명 중 여객보안검색 등 생명·안전과 밀접한 3개 분야 2143명을 직고용하기로 하고 7월부터 채용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