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0일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대규모 선거 유세를 재개했다.
약 6천2백여 명의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1시간 40분여 진행된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급진적 좌파를 막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모든 인종, 피부색, 종교와 신념을 가진 미국인들을 위해 안전하고 기회가 있는 미래를 건설할 것이다. 공화당은 모두를 위한 자유, 평등, 정의의 당이다. 우리는 에이브러햄 링컨의 당이며 법과 질서의 당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중공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유세를 중단한 지 110여 일 만에 열렸다.
보건 당국자들은 이 집회로 중공 바이러스 확산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지난 19일 오클라호마주 대법원은 집회 개최를 허가했다. 참석자들은 마스크 착용 여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
이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자신을 여러 차례 비교하며 자신의 리더십을 부각하려 했다.
그는 “조 바이든은 민주당과 좌파 폭도들에게 굴복했다. 그는 통제할 수 없다”며 “민주당이 권력을 얻는다면, 폭도들이 책임자가 돼 아무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며 누구도 통제할 수 없을 것이다. 조 바이든은 민주당의 지도자가 아니다. 그는 급진좌파들의 무력한 꼭두각시”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 시위로 변질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를 지지하는 민주당에 대해서도 “폭동을 일으키고 파괴하는 건 되지만, 미국을 지지하는 평화집회에는 참석할 수 없다고 한다”고 비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대다수 집회가 금지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해당 시위만 차별적으로 지지한다는 지적이었다.
이어 ‘경찰 예산 삭감’ 운동을 시작으로 불법 이민자, 국경안보 등 국내 현안을 차례로 언급하며 민주당의 방향성을 비판했다.
“(민주당은) 당신의 생각을 처벌하려 하면서 강력범죄는 처벌하지 않는다”, “그들은 보석제도를 폐지하고 국경을 개방하려 한다”고 말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잘하고 있다”면서 불법 이민에 대한 감독을 느슨히 하지 않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 차례 맹비난한 국제 범죄조직 ‘MS-13’도 다시 거론했다.
“이번 선거에서 내가 패배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라고 질문을 던진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민주당)은 법을 지키는 시민들을 무장 해제하고 악의적인 MS-13 갱단원들을 풀어주고 경찰을 해체하고 싶어 한다”고 스스로 답했다. MS-13은 엘살바도르 출신 불법 이민자들이 조직한 갱단으로 살인과 강간을 일삼고 인신매매와 마약 거래로 지역사회를 망가뜨려 왔다. 이들의 흉악한 범죄는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억제 정책이 필요한 한 사례로 자주 인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후반에도 또 한 번 바이든 후보를 공격했다.
바이든 후보의 정치적 행보를 나열하며 그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음을 드러내려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은 이라크 전쟁에 찬성표를 던졌고, 불법 체류자에 대한 대규모 사면에 찬성표를 던졌다. 피난처 도시를 지지하며, 이민자 단속을 중지하려 한다. 수백만 명의 불법 체류자에게 무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고 했다.
덧붙여 “전쟁을 통해 돈을 버는 군수업체들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자신이 군산복합체의 지지를 받는다는 일부 언론의 주장을 반박했다.
경제에 대해서는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상기시키며 내년 전망을 장밋빛으로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스닥 상승세는 기록적이다. 앞으로도 많은 기록을 보게 되리라 생각한다. 내년 11월 3일(대선 투표일) 우리가 바보 같은 짓을 하지 않으면 지금까지 경험해본 가장 위대한 경제의 해가 될 것이다. 그것은 내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웃사이더로 워싱턴 정가에 뛰어들어 겪은 고충과 노력도 고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곳에서 늪을 비우는 일을 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깊은 줄 몰랐다. 깊고 두껍고 나쁜 인물들이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