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신천지 사태가 될 것이라며 우려를 샀던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이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나 하나쯤’이 아니라 ‘나 하나라도’라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힘을 발휘한 덕분이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의 시작은 6일 용인 66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클럽 이용자 대부분이 밀집된 공간에서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접촉해 대규모 유행이 예상됐다.
유흥시설 이용자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역학조사도 난관이었다.
관련 확진자도 일주일 동안 두 자릿수를 유지하며 꾸준히 확산세를 보였다.
지난 11일에는 29명이 발생하며 정점을 찍었다.
지역사회 감염을 우려해 13일 예상됐던 등교 수업도 20일로 미뤄졌다.
그러나 전 세계인의 부러움을 샀던 ‘K 방역’의 힘이 이번에도 발휘되며 우려는 기우에 그쳤다.
빠른 정보 공개와 우수한 의료시스템을 바탕으로 대량검사가 진행됐다.
18일 기준으로 이태원 클럽 관련 누적 검사자 수는 6만 5천여 명.
이는 진단검사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인식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수치다.
또, 유흥시설 이용자 특성상 신분 노출을 꺼려하는 이들을 위해 익명검사를 도입한 것도 주효했다.
대량검사가 이뤄지면서 20명대를 유지하던 확진자 수도 빠르게 감소했다.
방역당국도 지난 17일에 “이태원 클럽 유행이 신천지처럼 대규모 유행으로 번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외신은 수준 높은 시민의식과 의료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K-방역’에 주목했다.
한참 코로나19가 한참 유행하던 시기에도 한국에서는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지 않아 전 세계에 놀라움을 안겼다.
또, 우리 시민은 방역당국이 권고하는 기본적인 감염병 예방수칙도 철저히 따르고 있다.
거리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3월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기침예절을 지킨다는 응답이 97%에 달했다.
덕분에 이태원 클럽 사태는 태풍이 아닌 미풍에 그칠 수 있었다.
한편, 19일 0시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누적환자는 187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