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내수 살려라” 중국, 재확산 우려 속 닷새간의 노동절 연휴 돌입

한동훈
2020년 05월 04일 오후 8:02 업데이트: 2020년 05월 05일 오후 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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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폐렴(중공 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 우려 속에서 중국 노동절 연휴가 지난 1일 시작됐다.

이번 노동절 연휴는 5일까지 총 닷새로 지난 2008년 중국 국무원의 노동절 축소(7일→3일) 조치 이후 최장기간이다.

국무원에서 올해 노동절 연휴를 이틀 추가한 5일로 늘린 것은 관광 소비를 촉진해 신종폐렴 사태로 침체한 내수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다.

공짜는 아니다. 국무원은 노동절 연휴 연장을 발표하며 연휴 전후 일요일(4월 26일, 5월 9일)을 대체근무일로 지정했다. 일요일 2일을 연휴로 돌린 식이다.

관광 소비 촉진이 목적인 만큼, 베이징 자금성과 우한 황학루 등 전국 주요 관광지를 모두 개방했다. 대신 입장객 수를 평소 상한선의 30%로 제한했다.

또한 상하이 디즈니랜드 등 놀이공원을 개장하지 않았고, 그 밖의 실내공간도 사람들의 밀집을 우려해 폐쇄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수도 베이징에서는 통제가 더 엄밀하다. 지난 4월 20일부터 음식점 단체 회식을 금지했으며 이 조치는 연휴 기간에도 그대로 유효하다.

산시성과 허베이성 등 최소 15개 도시에서는 이번 연휴 기간에 생일축하 등 파티나 모임을 금지했다.

지역에 따라, 교사와 학생들의 타지역 이동을 금지하거나 등교를 유지하는 학교도 있다.

허난성에서는 최소 6개 도시에서 교사와 학생들의 도시 이탈을 금지했다. 여행지에서의 바이러스 유입을 우려해서다.

허난성 성도 정저우(鄭州)시는 시내 모든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 수업에 참여하도록 했다.

절강성 항저우시와 광둥성 후이저우시에서도 같은 조치를 내렸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장쑤성 장난(江南)대학의 한 재학생은 에포크타임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학교 측에서 모든 학생에게 대학 캠퍼스와 기숙사에 머물라고 했다. 가족이나 친구들의 방문은 금지됐다”고 말했다.

중국 네티즌이 찍어 올린 지난 3일 하얼빈 시내 일부 장소 | 화면캡처

기업들은 정상 근무를 하거나 지역 이탈 시 격리조치를 취하는 곳도 있었다.

상하이 시민 리모씨는 에포크타임스에 “사촌이 상하이 증권거래소에서 일하는데, 모든 직원에게 이번 노동절 연휴 기간 상하이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상하이 한 증권사는 노동절 연휴 때 상하이를 벗어난 직원은 복귀 후 14일간 자가격리해야 하며, 이 기간은 휴가 일수에 포함하고 휴가 일수가 모자란 직원은 무급휴가로 처리한다고 내부 공지했다.

지난 4월 중순, 병원 내 지역감염이 발생해 보건 당국자와 병원 관계자들이 문책당한 하얼빈이 위치한 헤이룽장성 일부 지역은 통제가 더욱 엄격하다.

미국의 중국어 매체 칸중궈에 따르면, 지난 1일 린커우시 황모씨는 “병원 한 곳에서 의사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기관사가 확진자로 판정된 한 기차역은 폐쇄됐다”고 말했다.

린커우시 정부는 현재 기관사와 접촉한 사람을 격리 조치하기 위해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얼빈시에서도 지난달 28일 이후 공식적으로는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누군가를 이송하는 모습이 목격돼 시민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고 하얼빈 시민 자오모씨는 전했다.

자오씨는 “시 정부에서는 확진자가 없다고 하지만 다들 믿지 못하고 외출을 삼가고 있다”고 했다.

한 네티즌이 지난 3일 하얼빈 시내 여러 곳을 촬영해 온라인에 공유한 영상에서는 하얼빈 기차역과 쑹화강 주변에서 거의 인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