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팬데믹(pandemic·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을 이용해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이미 육상·해상 신(新) 실크로드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로 참여국에 대규모 부채를 안겼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일대일로는 2013년 출범한 중국 시진핑 정권이 추진하는 야심찬 인프라 개발 사업으로 매년 수십억 달러의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일대일로 사업은 세밀한 조사를 받고 있다. 대부분의 관련 사업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은 채, 중국 정부 대부업체를 통해 자금을 지원한 후 갚을 능력이 안되는 참가국에 부채를 안겼기 때문이다.
스리랑카 함반토타 항구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스리랑카가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자 항구 운영권은 임대차계약 합의에 따라 99년간 중국에 넘어갔다.
트럼프 행정부는 신흥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려는 중국의 야심에 강경하게 대처해 왔으나, 중공 바이러스 사태로 이러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중공 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신흥 국가들의 상처가 엄청날 것”이라고 에포크타임스에 말했다.
신흥 국가의 부채 탕감이 시급한 문제로 지적됐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중국 정권은 인류를 위한 ‘공동운명의 공동체 구축’이라는 슬로건으로 ‘부채 함정’ 외교를 키워왔다고 했다.
“중국이 정말 공동운명의 공동체를 장려한다면, 그들은 부채 탕감을 위한 대열에 합류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은 필사적으로 자국의 이익을 위해 싸울 태세를 유지할 것이기에, 중국의 나쁜 관행을 들춰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외정책과 재정지원은 신흥국을 ‘자립국’으로 육성하는 반면, 중국은 이들의 ‘자주성’에는 관심이 없고 중국 공산 정권에 영구히 의존하게 하려 한다는 점도 거론됐다.
셰계 경제 기구도 최빈국에 부채 탕감 문제를 제안했다.
세계은행그룹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쌍방 채권자들에게 ‘세계 76개 최빈국의 채무 상환을 연기하고, 팬데믹 대처 자금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지난달 23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긴급 화상 회의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다. 세계은행 총재는 중국을 포함한 G20 국가에 76개 국가가 당면한 채무 지급 의무를 유예해달라고 요청했다.
맬패스 총재는 이 회의에서 “이번 위기는 가장 가난하고 취약한 국가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 같다”면서 “여러 나라가 이미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보건 및 경제 문제를 대처할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세계은행은 최빈국에 최대 350억 달러(약 42조6600억원)을 제공하고 추가적인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채권국은 제외된다.
공급망 조정
중공 바이러스 팬데믹 사태로 여러 선진국은 의약품 및 의료용품을 중국 정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깨달았다.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중국에 집중된) 공급망은 전 세계를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대응에 실패하게 한 주된 요인”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현재 7개 주요국(G7)은 물론 멕시코, 인도 등과 글로벌 공급망을 재검토하고 있다.
미 행정부는 중국 정부가 외국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확산시키는 데 팬데믹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은 SNS에 서방국가 지원을 아끼지 않는 동정심 많은 초강대국으로 묘사했다.
3월 26일 제임스 리처드슨 미국 대외지원 사무국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팬데믹을 이용하는 중국 정권에 경고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전염병을) 전 세계 퍼지게 한 특별한 책임이 있다. 우한에서 발생한 것을 덮어 감추려 한 결과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국가에 팬데믹으로 인한 부담을 더 부가해서는 안 된다고 그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