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고3학생(17세 남학생)의 친형이 쓴 글’이라던 게시물 근황

18일 경산 고등학교 3학년 학생(17)이 급성 폐렴 증상으로 숨졌다.
다음날인 19일 A요리 커뮤니티에는 ‘경산 고3학생의 친형이 쓴 글이랍니다’라는 게시물이 게재됐다.
이 게시물에서는 “맘카페 누가 올려주셔서 공유합니다”라고만 밝히고 구체적으로 어떤 맘 카페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해당 게시물은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나 포털로 옮겨지며 회원들의 눈시울을 붉어지게 했다. 몇몇 언론에도 ‘17세 친형이 쓴 글’로 보도됐다.
그러나 20일 현재 이 글은 제목과 내용이 지워진 상태다. 제목은 ‘펑’으로 수정됐고 본문에는 “가족분들께 누가 될 것 싶어 글 내린다”는 메시지만 남겨졌다.

다른 커뮤니티나 포털 등에 소개된 글은 모두 해당 글을 퍼나른 것들뿐이다. 즉 거의 원글 역할을 한 셈이다.

이 게시물이 정말 경산 17세 친형의 글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에포크타임스는 친형과 접촉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 게시물에서 출처라고 밝힌 맘 카페를 찾을 수 없었다는 한 네티즌의 제보가 이어졌다.
이 네티즌은 원글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네이버의 카페 2곳에 동일한 아이디로 같은 게시물이 게제됐음을 발견했다며 캡처화면을 제시했다.

이 화면에는 네이버의 인테리어 분야 초대형 카페와 시사·정치 카페에 ‘17세학생 친형글’이라는 게시물이 동일한 아이디 ‘핑크OOO(alsd****)’에 의해 게재됐다. 두 카페는 모두 여성회원이 주로 활동하는 카페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게시물 역시 ‘대구맘까페에서 가져왔어요’라고만 하고 어느 대구맘 카페인지 정확한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그렇다면 실제로 대구맘 까페에는 ’17세 친형이 쓴 글’ 원본이 게재돼 있을까.
다음과 네이버에서 ‘대구맘’을 주제로 하는 회원수 15만명 이상의 카페에서 관련내용을 검색한 결과, 원본이라고 추정할만한 게시물을 찾을 수 없었다.
다만 ‘17세 학생 형이 타카페에 올린글이래요’라는 익명 게시물이나 해당 사건에 대한 소감을 전하는 글들뿐이었다.

20일, 네이버 카페 2곳에 동일 아이디로 게제됐던 ‘17세 학생 친형 글’ 역시 삭제된 상태다.
작성자의 닉네임으로 카페에서 검색을 하면 다른 글들만 검색된다.
검색 결과에 따르면 작성자는 3월 초부터 카페 활동을 활발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