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골에서 화웨이와 ZTE 등 중국 기업 통신 장비 사용이 사실상 금지된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소규모 통신사업자들이 화웨이·ZTE 같은 중국 기업의 장비 구매 시 보조금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법안에 따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고객 20만 명 이하인 중소 규모의 통신업체에 대해 기존 설비의 철거와 교환 시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한다. 그러나 소규모 통신사업자들이 화웨이·ZTE 같은 중국 기업의 장비 구매 시에는 보조금을 금지한다.
이로 인해 미국 통신업자 40개사가 혜택을 받게 된다. 미국 전체 통신망에서 화웨이가 제품 점유율은 1%도 되지 않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농촌 지역에서 사용율이 높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경기 부양책으로 농촌 지역에 광대역 네트워크를 보급할 때 지역 통신사는 보조금을 받아 화웨이와 ZTE 장비를 헐 값에 사들였다. 그 결과 당시 미국 영토의 약 25%에 해당하는 400만 명의 미국인이 중국이 구축한 하드웨어에 의존했다.
2012년 미 의회 보고서에서 이들 중국 기업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경고한 이래, 화웨이는 미국 기업의 영업비밀을 빼돌리고 지식재산권을 도용하려 했다는 혐의로 미국의 강경한 대응에 직면해 왔다.
지난해 11월 아지트 파이 연방통신위원회 의장은 국가 안보 위협을 막기 위해 화웨이와 거래하는 중소 도시의 소형 통신사에 보조금 중단을 결정했다.
화웨이는 미국 지방 통신사들이 화웨이 제품 구입 시 자금 지원을 받지 못하게 하는 연방통신위원회의 결정을 뒤집기 위해 법적 대응까지 나섰다.
하지만,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법안 서명으로 화웨이 보이콧을 굳혔고, 실제적 타격을 입은 중소 통신사업자들은 새로운 비용 지원책을 반겼다.
농촌 무선협회는 10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환영하면서 “농촌 통신사가 화웨이와 ZTE 장비를 대체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번 조치에 대해 “우리나라의 중요한 통신망을 보호하고, 5G 잠재력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