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적어 부끄럽다”…마스크·저금통 남기고 떠난 시민

연합뉴스
2020년 03월 11일 오후 5:03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02
TextSize
Print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구하기 힘든 마스크와 함께 저금통을 기부하고 떠난 익명의 시민이 주변에 훈훈함을 주고 있다.

익명의 시민이 기부한 마스크와 손편지 인천시 동구 제공| 연합뉴스

11일 인천시 동구에 따르면 이틀 전인 9일 낮 12시께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한 여성이 동구 송림6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았다.

아이 손을 꼭 잡고 찾아온 이 여성은 묵직한 쇼핑백만을 남기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이름을 알려 달라는 직원의 물음에도 답하지 않았다.

그가 남긴 쇼핑백에는 성인용 20개와 아동용 4개 등 보건용 마스크 24개, 부엉이 모양 저금통, 짤막한 편지 봉투가 있었다.

봉투에는 ‘너무 적어서 부끄럽지만 어려운 이웃들한테 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더 열심히 살아서 다음엔 더 많이 기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손편지와 함께 현금 30만원도 들어 있었다.

10원부터 500원까지 수많은 동전이 담긴 저금통은 모두 합쳐 5만원가량이었다.

전우영 송림6동장은 “이 기부금은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할 예정”이라며 “귀한 이웃 사랑에 힘입어 국민 모두 서로를 도우며 위기를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